‘전설의 전당’ 첫 헌액자가 된 ‘페이커’ 이상혁이 지금까지의 여정을 돌아보고 앞으로도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 다짐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6일 서울신라호텔 영빈관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LoL) ‘전설의 전당’ 첫 헌액 행사를 개최했다.

‘전설의 전당’은 다른 스포츠에서도 운영되고 있는 명예의 전당이라는 콘셉트를 LoL e스포츠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기념 행사로, 라이엇 게임즈는 게임, 스포츠, 커뮤니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인물을 공식 선정하고 그들의 행보를 기릴 예정이라고 밝힌 뒤 초대 헌액자로 T1의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을 선정했다.

이상혁은 LoL e스포츠 최고 권위의 대회인 월드 챔피언십에서 4회 우승을 차지하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선수로 출전한 국제 대회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4회 우승과 미드시즌 인비테이셔널(Mid-Season Invitational) 2회 우승, 한국 지역 프로 리그인 LCK(League Of Legends Champions Korea) 10회 우승을 차지하면서 가장 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린 선수로 남아 있다.

전설의 전당 투표인단은 국제 대회와 지역 대회에서 가장 많이 우승한 선수라는 성과 이외에도 e스포츠에 대한 전반적인 기여도까지 감안해 이상혁을 초대 헌액자로 선정했으며 이날 행사를 통해 이상혁의 업적을 치하했다.

행사 종료 후 이상혁과 가진 공동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프로 생활하면서 도움을 준 은사나 라이벌, 인상깊은 팀메이트를 이야기한다면?
다른 스포츠 사례는 잘 몰라서 생각나는 대로 말씀드리자면 저에게 있어 은사님은 김정균 감독님이라 생각한다. 처음 데뷔했을 때부터 같이 활동하며 행동 하나하나에 영향을 받고 배움을 얻었기에 제가 좋은 선수로 성장할 영양분이 됐다. 라이벌은 프로 생활하며 많았지만 e스포츠 자체가 LoL e스포츠가 생긴지 얼마 되지 않기도 했고 라이벌이 계속 바뀌는 시대에 있다 보니 한 명만을 고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최근에는 젠지와 T1이 리그에서 많이 만나고 있는 과정서 저와 상대로 만나는 ‘쵸비’ 정지훈 선수가 생각나고 그 외에도 많은 선수분들이 계신다. 인상깊었던 팀 메이트는 지금 팀원들과 가장 오래 하고 있는데 선수들마다 개성도 있고 오래 같이 하다 보니 정도 들고, 앞으로도 많은 업적들을 함께 이루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있다.

‘전설의 전당’ 헌액자 자격으로 맞이하는 첫 정규 리그와 롤드컵인데 마음가짐에서 달라지는 부분이 있을까?
‘전설의 전당’ 헌액은 과거의 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자리라 생각하며 앞으로 있을 정규 시즌에 과거의 기록들은 상관없다고 본다. 매 시즌 새로운 길을 닦는 것이라 생각하며 이전의 업적들을 뒤로 한 채 계속 앞으로 나아가 앞으로의 경기력에 집중할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와 오랜 기간 함께하고 있는데 어떤 점이 본인과 닮았다 생각하나?
벤츠와 제가 닮은 분은 계속 최고의 퍼포먼스를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며, 게이메들에게 중요한 순발력이나 반응 속도가 닮았다고 생각한다.

경기 때 스킨을 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자신을 위한 스킨을 씌운 차량에 붙이고 싶은 이름이 있나?
제가 차의 이름을 붙이는 편이 아니라 따로 정하지 않을 것 같다. 자동차를 많이 탈 기회가 없는데, 이번 기회를 시작으로 관심을 가져볼까 한다.

처음 SK텔레콤 T1 합류 당시의 마음가짐은?
처음에 프로 데뷔 당시는 프로게이머라는 직업 자체에도 리스크가 있었고 실패한다면 학업 병행이 되지 않아 위험한 직업이었다. 프로게이머를 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누구나 해볼 수 있는 경험이 아니고 실패하더라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했기에 경험이라는 쪽에 가치를 두었다.

아시안게임 최초 정식 종목이 될 만큼 LoL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상황서 본인이 어떤 기여를 했다 생각하며 앞으로 어떤 것을 하고 싶은가?
e스포츠 성장은 예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게임에 대한 관심도가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이며 많은 관심 받은 스포츠는 반드시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 거기서 기여한 것이 있다면 프로 선수로 열심히 활동하고 좋은 팀원들과 좋은 환경 아래 우승한 것이며, 앞으로도 프로 선수로 열심히 활동하는 것이 e스포츠를 위한 최우선의 활동이라 생각한다.

어떤 점이 한국 선수들의 강점이라 보나?
e스포츠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은 좋은 선수 풀이 있다는 점인데, 각자 다른 선수들을 보며 배우고 성장할 환경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하는 프로 게이머의 명예란 무엇인가?
처음에는 돈이었다가 나중에는 명예를 원했다. 하지만 지금은 명예보다도 팬 분들을 위한 저 자신의 자아 실현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프로게이머로써 가장 큰 목표 지점은 우승이기에 선수의 가치가 어떻게 평가되는지를 평가받는 것이 명예라 생각한다. 제가 생각하는 명예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우승 뒤의 평가 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얼마나 스스로에 만족하는지도 포함된다 생각한다.

지금까지 같이 해온 사람들 중 생각나는 선수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울프’ 이재완 선수와과 ‘뱅’ 배준식 선수가 영상에 나왔는데 선수 때는 게임 외에 같은 활동을 하는 등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는데 요즘에는 예전 선수들과 가까이 지내며 더 친해지는 것 같다. 앞으로도 예전 선수들과 잘 지내는 것도 저 개인에 있어 뜻깊고 의미 있는 활동이라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의 롤모델로 꼽히는 만큼 선한 영향력에 대해 어디까지 신경을 쓰고 있나?
저에게 이 직업과 잘 맞는 부분이라 생각하며 항상 어떤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할 때 다른 사람들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생각한다. 특히 게임을 보는 시청자층이 어린 편인데, 어릴수록 매체 영향을 받기에 행동이나 말에 더 조심하고 있다. 요즘 자극적인 매체가 많아 스스로 절제되고 바람직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다음달 사우디 아라비아의 e스포츠 월드컵에서 어떤 목표를 달성하고 싶나?
사우디 아라비아에 대해 돈이 많은 국가라는 인식이 많아 이번 대회도 돈에 많이 관심이 집중되는 것 같다. 하지만 저는 그보다 e스포츠가 성장하는 과정을 목격하는 느낌이며, 그런 사우디에 가서 분위기도 보고 새로운 대회에 참여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지금까지 프로 스포츠 명예의 전당은 은퇴 선수가 헌액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상혁 선수는 아직 활동 중이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프로게이머의 삶믈 살다 보면 다른 스포츠에 관심을 두기 어려워서 명예의 전당이 어떤 것인지를 처음 알았는데, 은퇴 전에 한다는 것이 이례적인 경우라 들어서 생각은 해보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만큼 저를 많은 분들이 인정해주시고 좋게 봐주시는 것이라 생각한다.

T1이라는 팀에서 꾸준히 활동 중인데 팀이 자신에 어떤 의미인가?
T1이라는 팀에 처음 입단했을 때부터 좋은 구단이라 생각했고 지금까지 함께하면서 더 관계가 돈독해지고 있다. T1의 선수 이상의 일원이 된 것 같아 앞으로도 좋은 관계로 많은 팬분들께 즐거움 드리고 가치를 키워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013년부터 프로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데 다양한 대회 방식이나 패치 등 변화를 경험한 선수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사라진 것들 중 되살리고 싶은 것이 있다면?
최근 LPL서 이전 세트에 선택한 픽을 사용하지 못하는 제도가 생기는 것을 보며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라인드 픽도 보는 분들 입장서 재미있는 시스템 중 하나라 생각은 하지만 어떤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것에는 조심스럽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보는 분들이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전설의 전당’ 헌액 조건 중 본인의 생각에 가장 중요한 조건은? 본인에게 투표권이 있다면 다음 투표에 누구를 뽑고 싶나?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중요한 것은 커리어와 실력이라는 점이다. 다음 헌액자는 저도 궁금하며, 투표권이 있어도 제가 누굴 찍을지 지금은 잘 모르겠다.

T1에서 커리어를 이어온 이유는?
LoL e스포츠가 많은 변화를 겪으며 급격한 성장 속 어떤 선수가 한 팀서 꾸준히 뛰는 경우가 많지 않다. 아무래도 여러 가치들 중 T1에서 제시한 가치가 잘 맞았고, 팬분들이나 한국 LCK 리그 수준이 가장 높은 것도 있기에 여러 요소들이 더해진 것 같다.

10년 이상 커리어를 쌓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기억에 남는 경기를 이야기하면 항상 팬분들이 언급하시는 경기가 저도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금 기준으로는 작년 롤드컵 징동 전 장면이 많이 회자되는데 그 덕분에 저도 그 경기가 많이 기억에 남는 경기가 되었다.

가치관이 바뀌었다 했는데 그 시기와 계기는?
제가 작년부터 스스로의 삶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많은 책을 읽고 생각하며 어떤 가치관이 가장 중요한가 생각했다. 저는 돈이나 명예는 한시적이고 계속 그것을 추구하다 보면 더 큰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생각이 들었다. 가장 의미 있는 것은 많은 팬분들이 저를 통해서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게임이라는 매체가 부정적이고 메시지와는 거리가 멀다고들 생각하시는데 그런 가운데서 제가 좋은 영향력을 어떻게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페이커 신전에 많은 팬들이 방문하고 있다 직접 방문해서 팬들과 인사 나눌 계획이 있나?
한 번 답사를 하려고 했는데 아직 가보지는 못했다. ‘신전’이라는 단어가 개인적으로 많이 부담스러운데 한 번은 갈 생각이고 많은 분들처럼 저도 ‘대상혁 예배’를 하고 오겠다(웃음). 

과거 고민의 갈림길서 어떤 생각을 했나? 그리고 팀원들의 헌액 반응은?
프로게이머들이 자기 표현이 서툴고 저도 그렇기에 직접적으로 표현을 하지는 않았지만 아까 무대서 얼굴에 뿌듯해 하는 표정이 보여서 축하를 받았다 생각한다. 프로 생활하며 지금도 굴곡이 항상 있는데 저는 많이 이겨내면서 성장했고 많은 분들이 저를 보면서 그런 어려움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힘을 받으셨으연 한다. 편지를 많이 받아 읽고 있는데 저를 보면서 힘든 역경을 이겨냈던 이야기를 보면 뿌듯하고 의미 있는 프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팬들께 감사드리고 저도 힘을 얻고 있다.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잘 하게 된 계기는?
많은 분들 앞에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 학창시절에는 꿈도 꾸지 못했는데 많이 하다 보니 잘 하게 됐으며 이런 이야기 과정서 제 생각도 진솔하게 전할 수 있었다. 어렸을 때 대화를 잘하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선수 생활을 거치며 대화 방법도 배우고 역경이 왔을 때 어떤 문제 상황서 어떻게 접근하고 해결할지에 대해 알게 됐다. 여전히 많이 배우고 있다.

아직 어린 유소년 및 하위 리그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면?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든 저처럼 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못 드릴 것 같고, 좋은 선수가 되려면 많은 선수들을 분석하고 남들보다 더 게임 생각을 많이 해 경쟁서 본인만의 강점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10년 넘게 유니폼 입고 프로 생활 중인데 헌액식 자리서 자신만의 헌액 유니폼 받은 기분은?
세계 단 하나뿐인 유니폼이기에 뜻깊다 생각했다. 물건 자체보다 사람들의 마음이 저에게 와닿았고 제가 많은 분들로부터 축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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