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가 10일 오후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kt wiz에 승리하면서 LG트윈스의 초대 구단주인 고 구본무 선대회장이 남긴 초고가 롤렉스 시계가 주목받고 있다. 올해 LG트윈스가 우승을 차지한다면 1997년 이후 금고에 잠들어 있던 롤렉스 시계는 26년 만에 첫 주인을 맞게 된다.

롤렉스 시계에 얽힌 일화는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문난 ‘야구광’이었던 구 회장은 97년 열린 LG트윈스 단목 행사에서 “우승을 하면 최우수 선수(MVP)에게 최고급 시계를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단목 행사는 LG 구단의 전통으로 매년 구 회장의 외가가 있는 경남 진주시 대곡면 단목리에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 그룹 사장, 취재진이 모두 모여 벌인 잔치다.

이후 구 회장은 그해 해외 출장에서 돌아오며 직접 시계를 구매했다. 모델명은 ‘데이토나 레오파드’로 당시 구매가는 8000만원에 달한다. 현재는 단종된 상태로 국내에 몇 개 남아있지 않으며 중고 시세는 1억6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특징은 다이얼과 가죽 스트랩에 새겨진 호피 무늬다. 인덱스에 다이아몬드 8개가 박혔고, 시계 케이스와 스트랩을 이어주는 러그에도 다이아몬드 48개가 박혀있다.

구 회장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해당 시계는 26년간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잠실구장 LG트윈스 대표이사의 금고에 잠들어 있다. 1994년 이후, LG트윈스가 세 차례 준우승에만 머물렀기 때문이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포스트시즌(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던 암흑기도 있었다. 그러는 동안 롤렉스 시계에 관한 이야기는 마치 신화처럼 전해졌고, 디자인과 성능에 관한 근거 없는 추측도 퍼져갔다.

올해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짓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LG트윈스는 우승까지 단 두 발자국 남겨두고 있다. 한국시리즈 4차전은 1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구단 관계자는 “LG트윈스가 워낙 오랜만에 우승을 목전에 두고 있다 보니 구 회장이 남긴 ‘야구 유산’에 대한 관심도 더욱 뜨거운 것 같다”면서 “만일 이번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다면 구 회장이 남긴 롤렉스 시계는 물론 1994년 다음 우승을 기약하며 구 회장이 남긴 일본 전통 소주 아와모리도 함께 즐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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