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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오현 SM그룹 회장의 장녀 우연아 씨가 운영 중인 삼라농원이 투기성 목적의 부동산 투자를 한 정황이 일부 포착됐다. 삼라농원이 거래한 농지 중 지목이 변경되거나, SM그룹 건설부문 계열사가 시공한 아파트 단지가 주변에 조성되는 등 의심스러운 거래 내역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지자체도 삼라농원이 부동산 개발 목적으로 농지를 구매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앞서 삼라농원은 채소, 화훼 및 과실 작물시설 재배업 등을 목적으로 지난 2013년 5월 설립된 농업법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우연아 씨는 삼라농원의 총 주식 2만주 가운데 3800주(19%)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주식은 SM그룹 계열사인 에스엠스틸(32%), 에스엠인더스트리(25%), 에스엠상선(24%)이 나눠 갖고 있다.

18일 아시아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삼라농원의 최근 6년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토지대장, 등기부등본 등을 통해 부동산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농업회사법인 명의로 전국의 농지를 사들인 뒤 불과 1~3년 만에 SM그룹의 제조·건설 관련 계열사에 해당 농지를 되팔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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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라농원이 지난 2017년부터 보유 중이던 농지가 신광을 거쳐 에스엠스틸에 넘어간 후 2019년 지목이 ‘전’에서 ‘창고용지’로 변경된 자료. /정부24

실제로 삼라농원은 지난 2017년 12월 사업용 부지 목적으로 경매를 통해 22억3700만원에 취득한 충남 천안 모시리 206-28 농지외 2필지를 2018년 8월 신광에 35억600만원에 매각했다. 이후 2019년 7월 에스엠스틸에 소유권을 이전한 뒤 그해 11월 지목이 ‘전’에서 ‘창고용지’로 변경됐다. 농지 거래 과정에서 중간 역할을 맡은 신광은 2019년 7월 SM그룹 계열사인 에스엠스틸로 합병된 곳이다.

삼라농원은 농지취득자격증을 보유한 농업법인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농지를 구매한 뒤 재판매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신광이 에스엠스틸에 합병되기 전 농지를 구매해 자연스럽게 에스엠스틸에 소유권을 이전하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목도 창고용지로 변경돼 농지보다 활용법도 다양해졌다.

또한 삼라농원은 지난 2015년 3월 충남 아산 공수리 184-3외 8필지의 농지를 6억9600여만원에 매입하고 3년 후 SM그룹 건설부문 계열사인 우방에 184-3외 7필지를 공동주택사업 목적으로 9억원에 매도한 사실도 드러났다. 해당 농지는 우방이 시공한 아산배방 우방아이유쉘 아파트 1단지 도로용지 등으로 편입됐다. 이에 일각에서 삼라농원의 농지 매입이 부동산 개발 목적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우방 거래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장녀 우연아 씨가 운영 중인 삼라농원이 보유한 농지를 SM그룹 계열사 내 건설을 맡고 있는 우방건설에 소유권을 이전한 자료. /정부24

전문가들은 삼라농원의 운영 실태와 주요 사업의 매출 내용 등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농업개혁위원회 관계자는 “삼라농원은 농업법인의 경제활동으로 보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농지 매각 후) 지목변경이나 주택단지 조성, 개발지 인근 임야 장기 보유 등은 건설회사 업무와 관련성이 깊어 농지 투기 의심이 가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농업개혁위원회 관계자는 “농어업경영체 육성법에 허점이 있기 때문에 그 구멍을 파고들어 하고 있는 것이다. 위장된 농업회사법인은 강력히 규제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삼라농원이 편법적으로 운영한 부분이 드러날 경우 농업법인 취소 여부를 논의해야 하며, 강력히 처벌해 위장 농업법인을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이같은 의혹에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삼라농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농업법인 실태조사를 담당하는 삼라농원 본점 소재지 서울 강남구청 관계자는 “농업법인으로 등록된 삼라농원이 설립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 목적사업을 충족하고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내년 2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삼라농원은 본지의 ‘투기성 목적 부동산 거래 의혹’과 관련한 20여개 질문들에 대한 해명 요구에 내부사정을 이유로 대부분 답변을 거부했다.

다만 SM그룹 측은 “지난 2021년 4월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제기된 삼라농원의 경기 고양시 성사동 부지에 대해선 우오현 회장의 텃밭용 토지 용도로 매입했다”며 “산지전용허가를 요청했지만, 지자체가 반려해 개발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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