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현재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보다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하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며 “물가가 목표 수준(2%)으로 수렴할 것이란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해 물가 안정을 이뤄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한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물가 둔화 추세가 지속되고, 국제유가, 중동 사태 등 해외 리스크가 완화됨에 따라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필요성은 이전보다 낮아졌다”며 “하지만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해 물가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국내 물가는 둔화 추세를 이어가지만, 누적된 비용압력의 파급영향 등으로 둔화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이 총재는 예상했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3%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연간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전망했던 2.6% 수준일 것으로 기대되며, 근원물가도 당초 전망에 부합하는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가, 올해 중 상승률은 2.3%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도 지난해 11월 전망치(2.1%)에 부합하는 수준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향후 성장 경로는 고금리 지속의 파급영향, 정보기술(IT) 경기의 개선 정도 등에 영향받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 총재는 “소비는 높아진 물가와 금리 영향으로 회복세가 약화됐지만, 수출은 자동차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지속했다”며 “앞으로 국내 경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과 비교해볼 때 대면 서비스 소비 약화로 소비 전망치가 소폭 하향 조정됐지만, 수출이 반도체 경기 개선으로 소폭 상향 조정되면서 소비의 하향 조정을 상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상황과 관련해 이 총재는 “금융권 가계대출은 주택 관련 대출의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기타대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소폭 증가에 그쳤다”며 “주택매매 가격은 매수 심리가 약화되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에서 모두 하락 전환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리스크는 증대됐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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