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태규 기자]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반중 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됐다. 이에 따라 향후 미국·중국과의 관계 변화에 따른 국내 증권시장에 대한 영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친미 성향의 민진당이 승리했음에도 TSMC를 중심으로 한 대만 반도체의 서방 침투에 엇갈린 전망이 나왔다. [사진=텔렉]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친미 성향의 민진당이 승리했음에도 TSMC를 중심으로 한 대만 반도체의 서방 침투에 대해선 엇갈린 전망이 나왔다. 선거에서 패배한 국민당은 TSMC의 해외진출에 부정적인 입장으로, 국내 반도체 업체들에는 글로벌 시장 침투의 틈이 생긴다는 이점이 있었다.

민진당은 미국이 대만 경제와 국방에 대한 지원 기준을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와 연결해서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TSMC 생산시설의 서방 이전은 미국 지원의 방향성에 주요한 기준점이다. 현재 TSMC의 생산기지는 중국 난징·상하이, 미국 워싱턴주에 위치했고 독일, 일본, 미국에 신규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대만은 ‘CHIP4(미국, 한국, 일본, 대만) 동맹’ 강화와 미국·유럽 등지에 TSMC 공장 설립 등 친미·친서방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계속적인 투자로 파운드리 기술 분야의 우위를 확보해 미국으로 하여금 대만을 보호할 ‘실리콘 방패’를 유지하려 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효주 KB증권 연구원은 반대로 TSMC 반도체 생산기지가 대만 외부로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 예측했다. 그는 “TSMC가 외부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기보다는 대만 내에서 생산기지 확대와 경제적 영향력을 제고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의회가 여소야대로 꾸려지면서 대만이 정책적으로 급진적인 친서방 정책을 진행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어 “TSMC가 현재 고사양 반도체 칩 생산에 독보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정부 정책 영향으로 미국이 요구하는 생산기지 지역 다변화 스케줄이 지연되거나 소극적으로 변경될 경우, 미국과 한국 반도체 기업과의 협업은 반대급부로 강화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전문가들은 라이칭더 정권 하 미·중 관계와 양안 관계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첨예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대만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대되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반사적 수혜를 입을 수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AI 스타트 업체들의 AI 반도체 생산을 위한 문의가 삼성 파운드리에 몰리고 있다”며 “AI 반도체 개발 기간이 2~3년임을 고려할 때, TSMC 대비 지정학적 위험이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은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대만은 미국과 경쟁하지 않는 구조의 비즈니스 모델을 이어오며 IT 공급망 내 핵심 역할을 도맡아 왔다”며 “COVID19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이유로 대만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는 공급망 세계화 트렌드에 맞춰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정 후보의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이러한 흐름은 빨리 도래하냐, 늦게 도래하냐의 타이밍 차이”라며 “당선 결과와 무관하게 삼성 파운드리의 수혜는 기대할 만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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