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망고보드]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연초 해외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반도체 업황 기대감에 미국 반도체 지수를 3배 추종하는 고위험·고수익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지난해 1위였던 미국 20년 이상 국채를 3배 추종하는 ETF에서 반도체 종목으로 바뀌었을 뿐 올해도 3배 레버리지 ETF에 베팅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올해(1월 2~16일)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ETF’(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다. 이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하루 변동폭을 3배 따라가는 레버리지 ETF다. 가령 지수가 1% 오르면 레버리지는 3%로 오르고, 지수가 1% 떨어지면 레버리지는 3% 하락하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다. 올 들어 1억5775만4901달러(2109억1830만원)어치를 순매수하며 2위 테슬라(7464만5038달러)보다 2배 이상 쓸어 담았다.

챗GPT로 생성형 인공지능(AI) 돌풍을 일으킨 ‘오픈AI’의 최대주주 마이크로소프트(MS)는 3위에 올랐다. 지난해 50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올해 산업계 최대 이슈인 AI 기술 주도권을 쥔 종목에 투심이 몰리고 있다. MS는 지난 12일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도 올랐다. 미국 월가에서는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하향, 매수의견 57%지만 MS는 매수의견 90%를 내놓고 있다.

테슬라 주가와 연동된 고배당 ETF도 10위권에 3개 올랐다. 테슬라의 주가 지수를 추종하는 커버드콜(합성) 방식의 고배당 상품인 ‘테슬라 커버드콜 ETF’(TD YL TSL IN ETF) ETF는 4위(3864만6192달러)다. 커버드콜이란 주식, 채권 등 기초자산 가격이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때 더 큰 수익을 얻는 횡보장 대응에 특화된 상품이다. 기초자산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5위는 테슬라 주가가 오르면 1.5배의 수익을 거두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X’(DIREXION DAILY TSLA BULL 1.5X SHARES)다. 테슬라의 하루 수익률 2배를 추종하는 ‘티렉스 2X 롱 테슬라 데일리 타깃 ETF’(T-REX 2X LONG TESLA DAILY TARGET ETF)도 9위를 기록했다. 서학개미들이 테슬라에 강한 순매수세를 보이는 이유는 주가 약세에 따른 저가매수로 풀이된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말 248.48달러에 마감한 뒤 16일(현지시간) 기준 219.91로 올해 11.5% 하락했다.

일학개미 매수세도 두드러진다. 엔화로 미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국채 엔화 헤지 ETF’(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는 6위에 올랐다. 엔화로 만기 20년 이상 미국 초장기채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향후 미국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 상승과 더불어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

7위는 양자컴퓨터 회사인 아이온큐, 8위는 제약사 화이자다. 10위는 ‘아이셰어즈 20년물 이상 국채 투자 ETF’(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미국 20년 이상 장기 국채를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S ETF)였다. 장기물 금리가 내려 채권 가격이 올라가면 그 차익의 3배를 따르는 상품이다. 이밖에도 상위 10개 중 3개 종목이 미국채에 투자하는 고배당 상품들이었다.

조병현 다올증권 연구원은 “첨단 산업, 미래 신산업 쪽에 기대감을 만들어줄 수 있는 현재의 조건 변수 중 한 가지는 할인율, 바뀔 수 있는 금리고 떨어지기 시작할 거라는 기대가 어느 정도 공통분모다”며 “미국 고용이 좋지만 둔화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지갑을 더 열 수 있냐는 물음에서 결국 기업 형태 자체가 B2C(기업소비자간거래)보다는 B2B(기업간거래)에 관심이 생긴 걸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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