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거래량 30%대 급감…지방 아파트도 '꽁꽁' [집슐랭]

“그나마 바닷가를 끼고 있는 곳은 좀 나은데 동래구나 연제구는 완전히 문의가 뚝 끊겼죠.” (부산시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아파트 매매 거래절벽 현상이 수도권을 넘어 지방으로 확산하고 있다. 고금리에 매물은 쌓이는데 경기 불황에 매수심리가 꺾이면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적체돼 있는 미분양 물량도 아파트값을 끌어 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484건으로 전월(2384건)대비 3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구는 1263건으로 33% 줄었다. 강원(-35%)과 충북(-34%), 경남(-31%), 제주(-38%) 등도 두 자릿수 감소 폭을 보였다. 이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 감소율(-29%)을 웃도는 수치다. 12월 아파트 매매 신고기한이 약 2주가량 남았지만 이를 고려해도 전월 거래량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은 이사 시즌이 맞물리며 매매 거래량이 연 평균 수준을 기록하는 것인 일반적인데 올해는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부산(-47%)과 대구(-34%), 대전(-68%) 등의 거래량은 눈에 띄게 줄어드는 추세다.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 중단 이후 서울의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8월 4091건에서 11월 2417건으로 급감했다. 반면 부산은 2547건에서 2377건, 대구는 2159건에서 1889건으로 10%가량 감소하는데 그치며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급매가 사라지고, 외지인들의 투자 문의가 끊기면서 매매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의 아파트 매매수급동향은 79.1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부산 역시 79.9로 지난 3월 이후 9개월 만에 70대로 주저앉았다. 매매수급동향은 0에 가까울 수록 공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병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부산지부장은 “지방은 고금리에 불경기까지 겹쳐 매수 문의보다 매도 문의가 많은 상황”이라며 “거래 절벽에 지난해 폐업 공인중개사는 1053명으로 처음으로 개업 공인중개사(901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 ‘대구역센트럴자이(1059가구)’의 지난달 매매 거래 건수는 단 3건이다. 현재 쌓인 매물은 100여 개에 달한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단지 주변 공인중개사무소가 20여 곳에 달하지만 다들 개점휴업 상태”라고 설명했다. 부산 수영구 망미동은 대단지 아파트 44개가 있고,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가 위치해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그러나 지난달 지역 내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8건에 그쳤다.

매물은 쌓이는데 매수세가 끊기며 가격도 하락세다. 망미동 ‘수영SK뷰1단지’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4억 5000만 원에 팔렸다. 한 달 만에 매매 가격이 4000만 원 내렸다. 반면 매도 호가는 여전히 5억 원을 웃돌고 있다. 세종시 대장주인 소담동 ‘새샘6단지한신더휴펜타힐스’ 전용 84㎡ 매매 가격은 지난해 10월 5억 4000만 원에서 이달 5억 500만 원으로 3500만 원 낮아졌다. 대구 B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미분양 아파트 소진 속도가 현저히 느려져 집주인들이 매도 호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0일 1·10 대책을 발표하며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매입 시 세금을 매길 때 주택 수에서 제외해주는 등 혜택을 도입했지만 매매 시장을 활성화 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단순 세제 혜택보다는 집값이 상승할 수 있는 확실한 요인이 있어야지만 매수 수요를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거래량 30%대 급감…지방 아파트도 '꽁꽁' [집슐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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