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광교센트럴뷰 전경 [네이버 로드뷰]

연초부터 수도권 경매 시장에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수원, 용인 등 경기도 아파트가 한 차례만 유찰돼도 수십 명의 응찰자가 몰리는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한파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은 저가에 아파트를 매수할 기회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13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 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 아파트 평균 응찰자 수는 10.8명으로 전달(10.6) 대비 0.4명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8.1명을 기록한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연속 오름세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응찰자 수가 9명인 것을 고려하면 경기도가 1.8명 더 많은 셈이다.

지난 1월 입찰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물건은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광교센트럴뷰 전용 85㎡였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26일 2차 매각일에 응찰자 80명이 몰려 감정가(10억8700만원)의 97.6%인 10억609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 물건은 지난해 12월 13일 1차 매각일에 아무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한 차례 유찰로 최저 매각가가 30% 떨어진 7억6090만원을 기록하자 응찰자가 대거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아파트는 신분당선 광교중앙역까지 도보로 이동할 수 있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 인근에 광교호수공원과 백화점 등이 있어 거주 여건도 양호하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최근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기존 신축 아파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인근에 학교가 있어 거주 여건이 좋은 데다 한 차례 유찰로 최저가격에 크게 떨어져 매수 희망자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기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동신아파트 전용 57㎡도 지난달 31일 경매에서 감정가 2억5300만원에 근접한 2억5111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낙찰 가율은 99.3%다. 한 차례 유찰로 최저 입찰가가 1억7710만원까지 떨어지자 46명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해당 아파트는 1987년 준공된 1548가구 대단지로,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1·10부동산 대책’으로 재건축 호재에 대한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기 아파트 평균 응찰자 수가 증가하는 것은 경매 물건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서다. 경기·인천 아파트 유찰 저감률(유찰 시 최저가격이 낮아지는 비율)은 30%로, 한 차례 유찰돼도 최저가격이 감정가의 70%로 크게 떨어진다. 서울의 유찰 저감률이 20%인 것을 고려할 때 가격 메리트가 더 큰 셈이다. 다만 일부 물건은 두 번 이상 유찰될 경우 가격은 떨어지지만 입찰자들이 집중돼 최종 낙찰가가 올라가기도 한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장은 “최근 경매 물건이 증가하면서 경기도에 입지 조건이 빼어난 아파트들이 나오고 있다”며 “경기도는 한번만 유찰돼도 최초 감정가 대비 30% 하락한 최저가격이 형성되고, 이러한 가격 메리트가 응찰자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보았을 땐 경매 열기가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 한해 전파돼 장기간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로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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