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택시장 침체 지속으로 서울지역 아파트값이 하락 조정을 거치고 있는 가운데 강남·용산 등지 초고가 아파트들에선 신고가 거래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주 수요층이 고금리 등 주택 수요 심리 위축 요인에 대해 비교적 둔감한 자본가들로 형성된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당분간 이같은 초고가 아파트의 신고가 거래가 종종 나올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지금과 같은 집값 하락기가 초고가 아파트 수요자들에게는 오히려 투자 적기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고금리 기조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 증가 등 영향으로 주택 수요 심리가 급격히 위축한 영향으로 인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이달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 떨어지며 11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렇다 보니 서울의 전통 부촌으로 꼽히는 강남권 소재 아파트들마저 하락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송파구 ‘레이크팰리스’ 전용면적 84㎡형은 작년 11월 4일 22억1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19일에는 19억8000만원에 팔렸다. 약 두 달 사이에 2억3500만원이 하락한 것이다.

서초구 신동아2차 전용 166㎡형도 지난달 11일 직전 거래(36억8000만원, 2022년 3월 25일) 대비 7억3000만원 떨어진 29억5000만원에 손바뀜됐다.

하지만 이 같은 부동산시장 침체 양상도 불구하고 강남·용산 등지 초고가 아파트에선 신고가 거래가 잇달아 체결되고 있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 전용면적 89㎡형은 지난 2일 38억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썼다. 작년 5월 3일 이뤄졌던 직전 거래에서 최고가를 기록했던 36억8000만원보다 1억2000만원 상승한 금액이다.

또 삼성동 ‘아이파크삼성’ 전용 175㎡형이 지난달 9일 90억원에 손바뀜되며 작년 7월(62억원)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재건축 기대를 모으는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1차’ 전용 91㎡ 역시 같은 달 19일 37억5000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용산구에서는 ‘나인원한남’ 전용 206㎡형이 지난달 12일 97억원에 거래됐다. 2022년 11월 기록했던 최고가(94억50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오른 것이다.

이 같은 초고가 아파트가 시장의 인기를 끌며 신고가를 잇달아 쓰다 보니 거래량 역시 늘고 있다. 국토부 조사 결과 작년 서울에서 50억원 이상 금액에 거래가 체결된 아파트는 총 151채로, 전년 동기(97채) 대비 약 56% 증가했다.

이는 많은 현금을 보유한 자산가들이 주 수요층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주택 수요자들에 비해 금리 및 대출 등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다 보니 불황 속에서도 거침없이 투자가 가능할 것이란 게 부동산업계 시각이다.

아울러 초고가 아파트가 최상위 입지·특화 설계 등을 기반으로 희소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고자본 주택 수요자들 사이에 지금과 같은 부동산 하락기야말로 초고가 아파트 매수 적기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많은 현금을 보유한 자산가들은 금리 등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다 보니 ‘하이엔드 아파트시장’은 전반적인 부동산시장과 무관하게 흘러가곤 한다”며 “오히려 지금처럼 아파트값이 전반적으로 떨어졌을 때 추후 상승을 기대하고 초고가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수요자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초고가 아파트들을 노리는 투자 수요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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