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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지지부진하던 중국 주식 및 펀드 수익률이 올 들어 플러스로 전환됐다. 저점을 찍고 비관론이 팽배했던 중국 증시가 수출경기 회복, 4년만의 재정정책 확장 전환, 부동산 바닥 탈출 등 3가지 체질개선을 토대로 반등 조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9일 기준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설정액 10억원 이상 국내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6.45%로 집계됐다. 이는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한 20개 국가별 펀드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가장 수익률이 좋은 지역은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 중화권 펀드로 10.56%를 기록했다. 최근 1개월 동안 중학개미는 중국 반도체 기업인 ‘윌 세미컨덕터’를 약160억원(1193만3550달러)어치 사들였다.

중국 펀드 수익률은 올 들어 플러스를 나타내고 있다. 연초 대비 수익률(1.52%), 최근 일주일 수익률(3.03%), 3개월 수익률(0.98%) 모두 손실 구간을 벗어났다.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7.70%를 기록했지만,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중국 증시가 상승세를 보인 영향이 주효했다.

중국 증시는 부활의 날갯짓을 보이고 있다. 대표 지수인 상해종합지수는 최근 한달 간 4%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으며, 중소형 기술주 중시으로 ‘중국의 코스닥’이라 불리는 심천(선전)종합지수는 같은 기간 8%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중국·홍콩·외국기업이 속해 있는 홍콩(항셍)지수는 1개월 간 2% 넘게 올랐으며, 홍콩H지수는 4%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홍콩H지수는 중국 본토기업만으로 구성돼 있고, 최근 국내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의 당사자다.

중국 펀드시장은 부동산 침체와 디플레이션 직면, 실업난 및 인구 감소 등 직면한 암울한 경제여건으로 지난 1~3년 수익률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1년 수익률은 –14.10%, 2년 수익률은 –25.69%, 3년 수익률은 무려 -43.27%로 반토막 가까운 손실을 보이고 있다. 상해·심천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 지수는 지난 2월2일 5년 만에 최저점(3179.63)으로 마감하며 비관론이 팽배했다. 그러나 양회 기대감으로 이후 CSI300은 12% 이상 올랐고, 홍콩H지수도 18% 가량 급등했다.

시진핑 정부는 양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 제시했지만,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대규모 부양책이 부재하다는 평가 속에서 비관론도 걷히지 못했다. 그러나 이미 저점을 찍었다는 투심과 더불어 중국의 ▷수출 경기 회복 ▷재정정책의 확장전환 ▷부동산 바닥 탈출 전망 등 3가지 개선 신호는 최근 중국 수익률 개선의 배경이자 비관론을 완화할 수 있는 대목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선 최근 수익률을 뒷받침하는 배경에는 올해 수출경기 회복이 있다. 중국 수출경기의 선행지표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저점을 찍은 뒤 3개월째 반등하고 있다. 중국 수출과 제조업 경기를 선행하는 글로벌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주요 7개국 평균 경기선행지수는 약 2년 2개월 만에 50선 넘어섰다. 해당 수치가 50을 넘는 건 경기가 확장 중이란 의미다.

중국 정부가 4년 만에 펼치는 확장 재정정책도 시장엔 호재다. 일반 공공예산 재정적자, 정부성기금지출 등을 아우르는 ‘광의 재정적자율’은 지난해 7.9%에서 올해 9%대로 2021년 이후 첫 확장됐다. 통상 재정적자율 반등은 중국 기업이익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반등을 유도해 증시 상승 재료가 된다.

중국 증시 비관론의 핵심인 부동산 경기는 상반기 최악을 지나갈 것이란 평가다. 2022년 이후 주택거래와 가격 조정을 거쳐 버블이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공급자 문제로 시장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 기존주택의 가격이 고점 대비 20% 하락했고, 최근 6개월 간 거래가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회복되고 있는 점은 연착륙 징후로 볼 수 있다”며 “상반기 대도시 주택가격이 하단을 형성하면, 올해 중국 가계의 소비심리 회복 탄력과 주식시장 관련주 회복에 상징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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