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후공정 기업인 한미반도체의 주가가 반도체 랠리에 힘입어 시가총액 코스피 20위권에 안착했다. 올해만 주가가 2배 넘게 뛰었지만, 1분기 영업이익 대폭 개선 전망에 더해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쓰이는 ‘TC본더’(열압착 본딩장비) 납품 순항으로 상승 여력을 갖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한미반도체 주가 상승률은 134%다. 주가는 1월 첫 개장일 6만800원에 마감한 뒤 전날 종가 14만2300원을 기록했다.

상승률은 코스피·코스닥 시장 내 시총 상위 15개 반도체 종목들로 구성된 ‘KRX반도체 톱(Top) 15’가운데 가장 높다. 두 번째로 높은 종목인 SK하이닉스의 상승률(30.3%)보다 4배 가량 앞선다.

시총(13조7637억원)은 코스피 상장사 중 25위로 올랐다. 이는 LG(13조5750억원)보다 높은 순위다. 카카오뱅크(13조914억원), SK(12조9341억원), 삼성에스디에스(12조7982억원)도 앞질렀다. 올해 첫 개장일 시총은 5918억원으로 전체 코스피 상장사 중 60위였지만 20위권 내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올해 주가 급등은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HBM 수요 확대에 따른 기대감 영향이다. 한미반도체는 HBM 부품인 TC본더를 SK하이닉스에 공급한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형태로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 연산용 메모리(GDDR) 대비 더 많은 용량과 높은 대역폭을 구현한다. HBM은 적층 과정에서 D램을 열로 압착하는 ‘TC본딩’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활용되는 대표적 장비가 TC본더다.

한미반도체는 TC본더 국내 선두업체로 엔비디아 밸류체인에 탑승했다. 엔비디아의 GPU에 쓰이는 HBM을 SK하이닉스가 공급하면서 ‘한미반도체→SK하이닉스→엔비디아’로 이어지는 흐름이 구축된 것이다. 최근 전세계 3위 메모리업체인 미국 마이크론과 신규 계약을 추진하면서 고객사도 넓히고 있다. 그간 TC본더는 한미반도체가 생산하는 장비 가운데 매출의 5~10%를 차지하는 비주력 제품이었지만, HBM시장이 개화하면서 수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에 TC본더 매출이 본격 반영되면서 실적도 대폭 개선 전망이 나온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미반도체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망치는 264억으로 전년대비 1173.2% 증가가 예상됐다. 올해 매출액 컨센서스는 4516억원, 영업이익은 159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84%, 361%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주영 KB증권 연구원은 “HBM 세대가 거듭할수록 고도화된 TC 본더가 필요한 만큼 HBM4에서도 신규 장비 발주가 지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한미반도체의 지속적인 수혜가 기대된다”고 했다.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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