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맨 앞 회색 양복을 입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썬글라스를 낀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 외 직원들이 지난 3월 열린 엔비디아 GTC 행사에서 기념촬영한 모습. 최홍준 업스테이지 부사장은 맨 윗줄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 /사진=업스테이지
사진 맨 앞 회색 양복을 입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썬글라스를 낀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 외 직원들이 지난 3월 열린 엔비디아 GTC 행사에서 기념촬영한 모습. 최홍준 업스테이지 부사장은 맨 윗줄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 /사진=업스테이지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전날 밤 결정하면 바로 다음날 아침에 시작해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스파크플러스에서 만난 최홍준 업스테이지 부사장은 인공지능(AI) 사업에서 스타트업이 유리한 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대기업에 비해 스타트업은 외형도 작고 자본력도 부족하다.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투자를 받지 않는다면 상용화 뿐 아니라 사업 자체의 지속이 불가능하다. 다만 이같은 약점은 ‘속도’로 역전된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 진화 속도가 빠른 AI 분야에선 신속한 의사결정과 업무 속도가 곧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업스테이지의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솔라’도 만드는데 6개월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대기업이 수년간 연구 개발해도 어려운 과제를 반년 만에 완성한 건 ‘빠른 속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 부사장은 “개발자들이 ‘LLM을 만들어보자’ 라고 결정한 게 지난해 8월이었고 올해 2월 API를 오픈했다”라며 “기존 모델로 사전학습을 시켜서 지난해 12월 솔라를 공개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기업은 대용량 컴퓨팅 자원과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고 B2C(기업대소비자간거래)용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는 확실히 유리하다”면서 “다만 LLM 사이즈가 크다보니 운용에 비용도 많이 들고 의사결정 구조가 여러 부서에 걸쳐 있기에 개발이나 실행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게 단점”이라고 말했다. 

솔라의 경쟁력은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지난 12월 머신러닝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오픈 LLM 리더보드’에서 미스트랄AI 등 빅테크 모델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모델에 비해 경량화된 사이즈로 기업별 맞춤형 모델을 구축하는 사업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소형 LLM 버전인 ‘솔라 미니’를 출시, 더 많은 기업들의 생성형 AI 도입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는 한국어와 영어 모델만 지원하지만 연내 일본어와 태국어까지 확장한다는 목표다. 

솔라에 앞서 개발한 서비스인 ‘도큐먼트AI’ 도 금융, 보험사 등 기업 니즈가 높다. 도큐먼트AI는 각종 청구서류, 진단서, 영수증 등을 AI가 읽어 문서 자동화를 구현해주는 기술이다. 4세대 생성형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적용, 기존에 AI 학습을 위해 문서양이 1000장에서 1만장까지 필요하던 것을 3장만 있으면 원하는 성능이 나오도록 학습시킬 수 있다. 사람이 수기로 옮길 경우 80%의 업무 달성률에 그치지만 AI는 95%까지 끌어올린다. 

지난 3월 엔비디아 기술 컨퍼런스 ‘GTC 2024’ 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왼쪽에서 3번째) 업스테이지 직원들이 기념촬영한 모습. /사진=업스테이지
지난 3월 엔비디아 기술 컨퍼런스 ‘GTC 2024’ 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왼쪽에서 3번째) 업스테이지 직원들이 기념촬영한 모습. /사진=업스테이지

최근 업스테이지는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지난 3월 미국 세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기술 컨퍼런스 ‘GTC 2024’에도 다녀왔다. 스타트업으로서 지속 성장을 위해선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의지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다.   

최 부사장은 “GTC에는 전세계 스타트업 수백여개가 참여했는데 업스테이지는 글로벌 10개 업체만 피칭하는 행사에 참여했다”라며 “전시 부스에 약 10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고 이중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업스테이지의 해외진출은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동남아 최대 통신사와 현지 언어로 특화된 초거대언어모델(LLM)을 제공해주는 사업으로 협력을 시작한 것. 경쟁입찰에서 현지 업체를 제치며 기술 이전 대규모 프로젝트를 따냈다.

최 부사장은 “AI 기술은 미국만의 산물이 아니고 미국에서 개발하고 국내에 수입되는 게 아니다”라며 “전 세계 AI 개발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참여하고 있기에 국내 스타트업도 충분히 경쟁해볼 만하다”라고 말했다. 

업스테이지 구성원들은 현재 130여명. 이중 개발자가 70~80여명이고 나머지는 B2B 비즈니스 영업, AI 솔루션 매니저 등 지원과 교육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회사의 비전과 성장 가능성을 보고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빅테크 출신들도 옮겨왔다. 

최 부사장은 “해외에 나가보니 AI 기술 수준은 곧 인재 경쟁력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며 “업스테이지에도 글로벌 캐글 대회에서 100위 안에 드는 캐글러 출신이 5명이나 있고 그 중 한명은 그랜드 마스터”라고 강조했다.

쉽게 말해 구글·메타·알리바바 등 세계적인 기업의 AI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AI 올림픽에서 뛸 수 있는 국가대표 선수 5명을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캐글러들은 단기적인 시간에 난이도 높은 과제를 해결하며 이를 인정받는 것을 가치있게 생각한다. 이러한 도전 정신과 성취감이 곧 사내 개발 문화에도 반영돼 업스테이지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근무 시간도 공간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초개인화’를 지향하는 업스테이지도 과연 조직 문화가 있을까. 이에 대한 답변에 최 부사장은 A.O.E.B.T 라는 모토를 공개했다. 

‘Anywhere on Earth but Together’ 에서 따온 말로 ‘어디에 있든지 우리는 같이 있다’ 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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