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현장
수도권의 한 건설공사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동부건설·금호건설·HL디앤아이한라 등 국내 주요 중견 건설사들이 주택사업을 잇달아 따내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등 여파로 주택 사업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면서 건설업계의 국내 건설 수주액이 급감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감한 시도라는 평가다. 수년 후 부동산시장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에 일감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지난 9일 대우건설 컨소시엄 참여기업 자격으로 경기주택도시공사(GH)와 ‘경기 화성 동탄2 A76-2블록 민간참여 공동주택사업’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총 사업비는 4507억원이며, 이 중 19%의 지분에 해당하는 약 856억원을 따냈다. 앞선 지난달 29일에는 사업비 약 1061억원 규모의 ‘울산 남구 신정동 공동주택 신축공사’ 시공권을 획득한 바 있다.

금호건설도 지난 7일 청주테크노폴리스주택개발피에프브이가 발주한 ‘청주테크노폴리스 A8블록 공동주택 신축공사’를 수주했다. 사업비 총 4166억원 중 70%에 달하는 2916억원이 금호건설 지분이다. 앞선 지난달 29일에도 1242억원 규모 ‘강원 춘천 만천리 2차 공동주택 신축공사’ 사업권을 거머쥐었다.

HL디앤아이한라 역시 지난달 12일과 25일 ‘경기 이천 부발읍 아미지구 공동주택 신축공사'(1921억원) 및 ‘서울 마포로 3-1지구 주상복합 신축공사'(1073억원)를 각각 따냈다.

이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자잿값·인건비 인상 등 여파로 치솟은 공사비 때문에 신규 주택사업 수주를 포기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양상이다. 이날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건축부문 수주액은 20조588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7.4% 감소했다.

이 같은 악조건에도 중견사들이 주택사업을 적극 수주하는 배경에는 향후 부동산 경기가 회복됐을 때를 가정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해야 한다는 인식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대형 건설사와 달리 해외수주나 친환경사업 등을 시도할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섣부르게 사업영역을 전환하며 리스크를 짊어지기보다는, 당초 강점을 갖고 있던 국내 주택사업을 통한 ‘정공법’을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 인상 및 자금 경색 위기 등이 겹치면서 주택사업 여건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사업성 검토 기준을 강화화는 동시에 미래 일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업지를 찾는 데도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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