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돌려막기’를 한 다중채무 개인사업자들의 대출 연체금액이 1년 새 5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빚을 못 갚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개인사업자들의 대출금액이 증가세를 그리고 있는 가운데, 대출을 연체한 자영업자들의 부실 위험 징후도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 가계·사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다중채무 개인사업자들의 대출 잔액 규모는 689조7200억원이었다.

이는 전체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의 62%에 달한다.

이 중 다중채무 개인사업자들이 3개월 이상 연체한 대출잔액은 24조7500억원이다. 전체 개인사업자 연체대출 잔액의 79%에 이르렀다. 이는 작년 3월 말 대비 52.54% 급증한 수치다.

1년 새 ‘빚 돌려막기’를 한 다중채무 개인사업자들의 연체액이 빠르게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수치로, 전체 연체 대출잔액의 79%에 이른다.

다중채무자들은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최대한 빌려 추가 대출이나 돌려박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채무자들을 말한다.

이처럼 ‘빚 돌려막기’를 한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3월 말 기준 다중채무 개인사업자 수는 172만7351명이다.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 가운데 51.4%를 차지하는 수치다.

이와 더불어 개인사업자의 대출 금액도 증가세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335만9590명이 1112조7400억원의 금융기관 대출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 말에 비해 대출자와 대출금액이 각각 60%, 51% 늘어난 수치다.

이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연체 대출금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31조3000억원이다. 2019년 말 15조6200억원에 비해 100% 이상 폭증했다. 즉 자영업자 대출액 가운데 2.8%가 장기 연체로 위태로운 상태란 뜻이다.

최근 연체 차주의 대출 증가 속도는 불과 1년 새 더욱 빨라졌다.

작년 3월 말엔 20조4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 3월 말 53.4% 급증해 3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은행도 작년 말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높은 대출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영업자의 소득 여건 개선이 지연되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경우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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