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전성시를 이루던 회사채 시장이 한산해졌다. 기업들이 총선 전에 이미 자금을 확보한 데다, 분기보고서 시즌이 겹친 영향으로 보인다. 대신 공사채 발행이 크게 늘었다. 시장 수급이 공사채로 몰리며 기준금리보다 낮은 금리에 발행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채권 일러스트.
채권 일러스트.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은 SPC삼립(A+), 호텔롯데(AA-), SK어드밴스드(A-) 등 세 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같은 기간 13개 기업이 회사채를 찍은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줄었다.

실제 발행액도 감소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회사채는 3조9045억원 순상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이후 4달 만에 순발행에서 순상환으로 바뀌었다. 순상황했다는 건 회사채 발행액보다 상환액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올해 1분기 내내 회사채 시장은 호황이었다. 연초 효과에 힘이어 1월(7조1047억원)부터 2월(5조3673억원), 3월(2조2382억원) 내내 순발행 기조를 유지했다. 보통 1~2월 연초효과가 마무리되는데, 올해는 4월 총선 전까지 발행이 이어졌다. 선거 이후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그러다가 이달 들어 뜸해졌다. 이달 중순 분기보고서 공시 기한이 겹쳐 발행 시기를 가늠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신 공사채 발행이 크게 늘었다. 최근 신용도 AAA급인 인천국제공항공사, 경기주택도시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이 입찰을 마무리했다. 이어 한국가스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자산관리공단 등이 채권 발행에 나설 계획이다.

공사채로 수급이 몰리면서 발행 금리가 기준금리(3.5%)보다 낮게 찍히기도 했다. 이달 초 한국주택금융공사 2.5년물 입찰에서 발행 금리가 3.4%대로 정해졌다. 중소기업벤기업진흥 채권 5년물은 3.457%에, 한국주택금융공사 채권은 3.406%에 금리가 찍혔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지속된 강세 누적으로 현재 크레딧 스프레드는 국채 대비 금리 수준의 관점에서 볼 때 지나치게 떨어진 상태”라며 “적정 레벨로 복귀하기 위한 조정 국면 진입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한편 1분기 실적 보고서 시즌이 마무리되면 다시 회사채 발행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달 말 삼양홀딩스(AA-), 메리츠금융지주(AA), 한화에너지(A+), SK(AA+), 키움에프앤아이(A-), 푸본현대생명 후순위(A), 한화시스템(AA-), GS건설(A), 동화기업(A-), 하나에프앤아이(A) 등이 회사채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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