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1분기 ELS 배상 1.8조…순이익 24.1% 급감한 5.3조 그쳐
홍콩ELS사태피해자모임 관계자들이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펀드 피해를 야기한 금융기관과 임원, 전 금융위원장 등 180인 고발 및 전액배상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은행들이 올 1분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에 대한 배상금 총 1조 8000억 원을 영업외손실로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파로 은행들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조 7000억 원 줄었다. 최근 홍콩H지수가 6900포인트까지 상승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2분기 이후부터는 배상액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실적이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17일 발표한 ‘1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5조 3000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4.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외손익의 변동이 실적 악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은행들의 1분기 영업외손익은 작년 1분기(5000억 원 흑자)보다 2조 7000억 원이나 줄어들며 2조 2000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 ELS 배상금으로 1조 8000억 원을 배정한 영향이 컸다. 실제 올 1분기 홍콩H지수 ELS 손실 사태 영향으로 시중은행에 대한 분쟁조정신청 건수도 급증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 1분기 금감원에 접수된 주요 시중은행 5곳(KB국민·농협·신한·우리·하나)에 대한 분쟁조정신청 건수는 총 642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6건 대비 65배 가량 급등했다. KB국민은행이 3467건으로 가장 많았고, SC제일은행도 238건에 달했다.

다만 대손비용은 1조 1000억 원을 쌓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1조 7000억 원 보다 6000억 원(34.6%)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대대적으로 쌓은 데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관련 충당금 환입(4000억 원)도 영향을 미쳤다.

순이익의 경우 이자이익은 14조 9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고, 비이자이익은 1조 70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19.3% 감소했다.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수익은 늘었으나 유가증권 평가이익은 악화한 영향이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57%로 전년 동기(0.79%) 대비 0.22%포인트 하락했으며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역시 같은 기간 3.26%포인트 떨어진 7.79%를 기록했다. 이 밖에 판매·관리비는 6조 4000억 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2000억 원(2.7%) 늘었고 인건비와 물건비는 각각 1000억 원, 400억 원씩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견조한 이자이익 수준이 지속되고 있지만 ELS 배상금이 순이익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예상치 못한 위험이 발생해도 은행이 자금중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