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경기 가라앉자 시멘트 업계도 보릿고개…하반기 실적 더 악화할듯

[땅집고] 건설 경기가 침체하면서 올해 시멘트·레미콘 등 건설자재 출하량이 전부 감소했다. 이에 따라 건자재 관련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줄줄이 하락했고, 이런 추세가 하반기에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한국시멘트협회와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시멘트 생산량이 1049만t으로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10.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출하량은 13.3% 줄어든 1053만t이며, 재고는 61.3% 늘어난 129만t으로 집계됐다.

시멘트 생산량과 출하량이 줄고, 재고가 늘어난 것은 그만큼 건설업계의 건자재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시멘트보다 먼저 건설업계 수요에 앞서서 반응하는 레미콘 출하량은 이런 감소세가 더 빨리 감지됐다. 지난해 레미콘 출하량은 1억3360만㎡로 전년 대비 4.1% 줄었고, 올해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2.3% 줄어든 1억3050만㎡ 규모로 추산된다.

건자재 수요가 줄면서 기업 실적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시멘트 제조·판매사인 한일현대시멘트의 별도 기준 1분기 매출은 109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도 지난해 1분기 72억원에서 올해 1분기 57억원으로 20.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쌍용C&E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762억원으로 11.1% 줄었다.

통상 건설 현장마다 여름 장마철과 겨울철은 콘크리트 타설을 피하기 때문에 3∼5월이 성수기다. 하지만 올해 봄철 성수기가 시작됐는데도 시멘트 기업마다 매출이 작년에 못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하반기로 갈수록 매출 감소폭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 시멘트 가격이 인상되면서 1·2분기까지는 출하량이 다소 줄더라도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부터는 이러한 가격 인상 효과가 사라지는 것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지난 14일 국토교통부 주재로 열린 ‘건설자재 수급 안정화를 위한 업계 간담회’에서 “요즘 레미콘 수요가 작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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