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이유

발명가 같은 A대표를 만났다. 친환경 발전기를 개발한다고 했다. 발전기뿐만 아니라 운동기구, 기능성 베개, 스마트폰을 이용한 런닝머신 등 다양한 것들을 발명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이번에 발명한 ‘기압차를 이용한 친환경 발전기’가 상용화되면 지구상의 전기 인프라가 바뀔 거라며 흥분했다.

그는 관련 기술을 무척 진지하게 설명했지만 난 이런 쪽 기술 관련 지식이 없었기에 의견을 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에게 관련 전문가들에게 문의해 봤느냐고 물었고, 그는 물리학 교수 2명에 문의했는데 ‘물리 이론과 전혀 맞지 않는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기존 교수들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자신의 기술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입술을 굳게 다물며 고개를 몇 번 가로저었다.

대화를 마친 후 그는 “이렇게 좋은 일을 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 단 1억 원 정도도 투자할 사람이 없나요?”라는 것이었다. 투자자들이 야속하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나는 다음의 말이 입술 끝에까지 나왔지만 참았다. ‘매출도 전혀 일어나지 않고, 전문가들의 긍정적 견해도 전혀 이끌어내지 못한 아직 완성되지 못한 제품에 대표님이라면 대표님 1억을 투자할 있겠어요?’

대신 이렇게 말해주었다. “대표님 열정은 대단합니다. 솔직히 저는 이런 전문기술에 대해 의견을 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현재 대표님이 하셔야 할 것은 관련 분야 교수든 업계전문가든 권위 있는 분 딱 한 사람만이라도 대표님 편을 만드는 일입니다. 그래서 대표님의 이론을 지지하게 만들어야 이 사업은 진행될 것 같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그들을 설득할 수 있는 이론을 만들고, 관련 이론을 눈으로 보거나 만질 수 있게 모형시제품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상대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사업계획서 작성도 필요합니다. 전문가 10명에게 이메일 보내서 1명이 답했다면, 20명에게 메일을 보내 2명을 만나야 합니다.”

(어리숙함을 전략으로 삼은 B대표)

나이가 지긋한 B대표는 가까운 시일에 투자자들에게 회사소개를 한다고 했다. 그들을 만나기 전 나를 만나 의견을 듣고 싶다고 했다. 그는 25년 이상 인삼/홍삼 재배 관련한 바이오업체를 운영하는 대표였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도 받았고, 두 세 개의 표창도 받았고, 사업을 하는 동안 투자도 몇 번 받았다고 한다. 그가 입은 양복은 낡았고, 넥타이는 비뚤하게 매어져 있었고, 말투도 좀 어리숙했다. 그는 ‘난 경영 등 행정은 전혀 모르고 연구만 할 줄 안다.’는 느낌을 보여주고 싶은 듯했다. 한 마디로 자신은 순박한 개발자라는 것이다. 그가 보여준 사업계획서는 많이 부실했다.

나는 투자자들이 궁금해 할 비즈니스 모델 관련 질문에 대한 답이 계획서에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말했다. 잠시 후 그는 여기에는 없지만 투자자들이 하는 모든 질문에 즉흥적으로 다 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나는 그런 의미가 아니라,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 사업계획서에 정성을 들인 흔적이 있는 것이 조금이라도 긍정적 신호를 받을 확률이 높다고 재차 말했다. 그는 시큰둥했다. 그의 겉모습은 순박한 모습으로 권위적이지 않은 척 했지만 마음속에는 전혀 다른 모습이 숨겨져 있는 듯 했다.

“25년 이상 경력과 외국대학 박사학위, 예전 받은 몇 개의 표창장은 분명 경쟁력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를 받는데 있어 결정적 요인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25년 경력, 박사학위, 표창장을 받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자기업계의 문제점이나 불합리한 사항 등을 개선해 세상에 유익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여 투자자들의 머릿속을 영감과 흥분으로 가득 채우면 이길 확률이 높습니다. 투자받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며칠 뒤 투자 관련 일을 하는 지인을 우연히 만나 담소를 나누다가 얼마 전에 만났던 B대표 이야기를 했더니 충격적 사실을 이야기해 주었다. B대표는 외국학위와 받은 표창장에 자신의 모습을 어수룩하게 연출해 투자자들에게 순진한 척 하며 투자를 받았다는 것이었다.

자신은 개발만 해서 투자 관련은 전혀 모르고 자신과 함께 했던 사람들이 자신을 속였다는 뉘앙스로 순간순간을 돌려막았다는 것이다. 자신의 사업으로 매출을 일으키고 이익을 내서 지금까지 온 것이 아니라, 몇 번의 투자받은 돈에 주로 의지해서 사업을 끌어왔다는 것이다. 그는 개발자의 탈을 쓴 닳고 닳은 간교한 사업가였다. B대표는 결국 투자받지 못했다.

츠타야 서점 창업주 _마스다 무네아키
츠타야 서점 창업주 _마스다 무네아키

자신의 제안이 거절당하면 화도 나고 창피하기도 하다. 계속되면 공포가 되기도 한다.  거절은 우리가 상대방에게 매혹적인 뭔가를 주지 못해, 미세하지 못해, 거부할 수 없는 가치를 내밀지 못해, 즉 상대방의 욕망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결과다. 일본의 츠타야 서점의 창업자 마스다 무네아키는 거절은 상대가 하는 같지만, 사실은 우리가 시키고 있다.’ 며 상대방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연습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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