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백지현 기자]한국투자증권이 해외 사업에서 나오는 수익 비중을 현재 5%에서 2030년까지 20%로 확대할 방침이다. 해외 비중을 끌어올리기 위해 집중할 시장으로 미국을 꼽았다. 칼라일, 스티펄 등 대형 금융회사와 협력을 통해 글로벌 IB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금융사 CEO들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콘래드호텔 다운타운에서 열린 ‘인베스트: K-파이낸스 뉴욕 IR’에서 해외투자자와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백지현 기자 jihyun100@

스티펄과 합작법인 SF크레딧파트너스 누적 흑자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콘래드호텔 다운타운에서 열린 ‘인베스트: K-파이낸스 뉴욕 IR’에서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비즈니스는 신흥국 시장과 선진국 시장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머징 마켓에선 자리를 잘 잡았고 현재 선진국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특히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앞서고 기준금리도 더 높고 리스크는 더 낮은 상황에서 뉴욕에서 딜을 많이 추진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뉴욕에만 세 곳의 법인을 두고 있다. USA법인, 뉴욕법인 그리고 미국 종합금융회사 스티펄 파이낸셜(Stifel Financial)과 합작으로 만든 SF크레딧파트너스다. 

USA법인은 한국 주식을 현지 기관투자자에 소개하는 인바운드 주식 브로커리지 사업을 한다. 뉴욕법인은 인수금융(LBO)과 대체투자에 집중한다. 지난 2021년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 락우드캐피탈이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 프로퍼티가 소유한 665뉴욕에비뉴 빌딩의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5000만 달러의 인수금융 딜을 주관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월 설립한 SF크레딧파트너스는 미국 법인 3형제 중 막내격이다. 한국투자증권이 65.1%, 스티펄 파이낸셜이 24.9%, 우리은행이 10%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현재 자기자본은 9900만달러이며,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은 내년까지 약정 자본금(2억달러)을 출자할 예정이다. 

SF크레딧파트너스는 인수금융(언더라이팅)과 사모대출(다이렉트렌딩) 사업을 한다. 특히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중견기업에게 리파이낸싱, M&A, 회사 운영 등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해주는 ‘미들마켓 론’이 주력 분야다. SF크레딧파트너스는 스티펄의 강점인 인수금융 및 M&A 자문 역량을 적극 활용해 딜을 소싱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정희 SF크레딧파트너스 대표는 미국 뉴욕 웨스트52번가에 위치한 스티펄 사무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스티펄이 M&A, LBO 자문 딜을 진행하면 SF크레딧파트너스는 파생하는 인수금융 딜을 따올 수 있다”며 “SF크레딧파트너스는 현지 M&A시장에서 16건의 주요 딜 중 6건에서 인수금융을 주관했다”고 설명했다.

실적도 견조하다. 합작법인 설립 1년이 막 넘었지만, 올해 5월 기준 누적 손익 흑자를 시현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스티펄의 지방채 인수금융 역량을 활용해 국내 리테일 고객에 미국 지방채를 공급하는 방안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글로벌 상품 비중 키운다…CLO 공모펀드 등 추진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운용사 칼라일과도 손을 잡고 있다. 작년 10월 양해각서(MOU)를 맺고 칼라일이 조성하는 펀드에 3억달러를 투입했다. 동시에 칼라일이 만든 크레딧펀드를 연간 40억달러 규모로 국내에 단독 판매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9월 한국투자-칼라일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사모펀드 1호를 선보인 이후 작년 11월과 올해 2월에 각각 2, 3호를 출시했다.

CLO는 신용등급이 좋지 않은 기업이 받은 담보대출을 기초자산으로 둔 고위험 고수익 자산유동화증권(ABS)이다. 200~300여개의 담보대출(레버리지론)을 함께 담아 리스크를 분산하고 신용보강으로 위험 요인을 줄일 수 있다.  

김성환 사장은 “부도율이 제로(0)에 가까운 AA 신용등급인 CLO펀드를 한국 기관과 개인에 세 차례 판매했다”며 “당국 승인을 받아 공모펀드 형태로 팔 수 있게되면 판매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상업용 부동산저당증권(CMBS) 관련 상품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칼라일 등 글로벌 투자사들과 협력을 통해 매년 5조원 이상의 해외 투자 상품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리테일 고객의 글로벌 투자상품 비중을 30%까지 올린다는 목표다.

또한 해외 자기자본을 현재 1조5000억원에서 3조4000억원으로 키우는 한편 전체 수익 중 글로벌 비중을 5%에서 20%까지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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