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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 바이오기업 HLB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신약 승인이 불발되면서 단기간에 주가가 급락했다. 최근 3거래일 동안 50% 가까이 하락했고, 시가총액도 6조원이 증발했다. HLB생명과학, HLB제약 등 그룹 계열사들 역시 최근 약세를 보이면서 동조화된 모습이다. 이 기간 동안 동종업종인 바이오·제약 종목들이 담겨있는 헬스케어 지수 역시 총 6.5% 가량 떨어졌다.

업계에선 이번 ‘HLB 쇼크’ 여파로 바이오주 전반에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바이오 대장주로 불렸던 HLB가 신약 개발에 실패한 만큼, 다른 바이오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FDA 승인 여부를 비롯해 신약 개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LB 주가는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총 49.4% 하락했다. 같은 기간 12조5350억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은 6조346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외에도 그룹 계열사인 HLB생명과학(-38.9%), HLB제약(-46.6%), HLB테라퓨틱스(-20.2%), HLB이노베이션(-23.4%), HLB글로벌(-28%), HLB바이오스텝(-16.9%), HLB파나진(-26.1%) 등이 약세를 보였다.

HLB를 포함한 계열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한 것은 HLB의 ‘간암 1차 치료제’가 미국 FDA 승인을 받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HLB는 지난 17일 오전 FDA로부터 항암신약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 ‘캄렐리주맙’의 병용요법 관련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고 밝혔다. HLB가 FDA로부터 간암 신약 허가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꺾이자, 시장에선 곧바로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연기금과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3거래일 동안 약 19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HLB가 코스닥 시장에서 우량주인 것과 동시에 바이오 대장주로까지 불려왔던 만큼, 업계에선 이번 ‘HLB 쇼크’가 바이오주 전반에 대한 투심 위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HLB발 바이오주 동반 패닉 현상이 언제 진정되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바이오·제약 관련 73개 종목을 담고 있는 KRX 헬스케어 지수는 지난 17일부터 2거래일 연속 3% 넘게 빠졌다가 이날 0.12% 소폭 상승했다. 특히 HLB의 FDA 불발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에는 코스피 상승 장 속에서도 전체 종목의 67%(49개 종목)가 하락세를 보였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HLB 하한가 사태가 장기적으로는 바이오 산업에 대한 신뢰 이슈로 연결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높은 바이오주 투자를 기피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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