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중형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모델 Y' 롱 레인지 듀얼 모터 트림. 돌고래, 또는 구형 포르쉐를 닮은 디자인이 특징이다. /사진=김현일 기자
테슬라 중형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모델 Y’ 롱 레인지 듀얼 모터 트림. 돌고래, 또는 구형 포르쉐를 닮은 디자인이 특징이다. /사진=김현일 기자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테슬라가 중형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모델 Y’ 롱 레인지 듀얼 모터(Long Range Duel Motor)의 2024년형 제품을 내놨다. 작년부터 가성비를 무기로 국내 전기차 시장을 휩쓸고 있는 모델 Y RWD(후륜구동)와 겉보기에는 거의 차이가 없지만, 리튬이온배터리를 탑재해 더 멀리 가고, 두 개의 모터를 장착해 출력이 개선됐다는 점에서 보이지 않는 변화가 몇 존재한다.

사양 변화 대비 크게 높아진 가격 등이 단점으로 꼽히지만, 전기차에게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긴 주행거리와 강한 출력, 그리고 SUV 특유의 넓은 공간을 두루 갖춘 제품인 만큼 구매자 입장에서는 크게 후회하진 않을 차량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RWD와의 비교를 중심으로 쓴 시승기이니만큼, 두 모델 중 어떤 제품을 사야할지 고민이 되는 독자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델 Y' 롱 레인지 듀얼 모터 우측 후면부에 부착된 레터링. '듀얼 모터(Duel Motor)'는 모터가 두 개 있다는 뜻으로, 차량 전면과 후면에 각각 하나씩 탑재돼 출력 향상을 돕는다. /사진=김현일 기자
‘모델 Y’ 롱 레인지 듀얼 모터 우측 후면부에 부착된 레터링. ‘듀얼 모터(Duel Motor)’는 모터가 두 개 있다는 뜻으로, 차량 전면과 후면에 각각 하나씩 탑재돼 출력 향상을 돕는다. /사진=김현일 기자

디자인, 안팎 모두 RWD와 거의 동일하다

앞서 언급했든 모델 Y 롱레인지의 디자인은 모델 Y RWD와 거의 동일하다. 외부의 경우 후면 우측 하단에 달린 ‘듀얼 모터(Duel Motor)’ 레터링을 제외하면 이전과 다른 점이 전혀 없다. 돌고래 같은 인상의 전면부도, 다소 두툼한 느낌의 차체도 모두 그대로다.

'모델 Y' 롱 레인지 듀얼 모터 모델에 장착된 20인치 인덕션 휠. 기본 사양이 아니라 옵션 선택 사양으로, 257만1000원을 추가로 결제해야 한다. /사진=김현일 기자
‘모델 Y’ 롱 레인지 듀얼 모터 모델에 장착된 20인치 인덕션 휠. 기본 사양이 아니라 옵션 선택 사양으로, 257만1000원을 추가로 결제해야 한다. /사진=김현일 기자

기자가 탄 모델은 20인치 인덕션 휠을 달고 있는데, 검은색 무광 컬러로 칠해진 소용돌이 모양이 꽤나 멋스럽다. 19인치 모델 대비 민첩한 코너링, 접지력 향상 등으로 주행 안정성에 보탬이 되지만 복합 연비는 0.3kWh(킬로와트시) 정도,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복합 기준 36km가량 낮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대신 상시 사륜구동 모델인 만큼 20인치 휠의 장점에 더해 빗길, 눈길 등을 달릴 때의 안정감이 소폭 증가하는 것은 장점.

'모델 Y' 롱 레인지 듀얼 모터 트림 1열. 동그란 스티어링 휠과 넓은 디스플레이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물리 버튼을 최소화해 깔끔해진 실내가 돋보인다. /사진=김현일 기자
‘모델 Y’ 롱 레인지 듀얼 모터 트림 1열. 동그란 스티어링 휠과 넓은 디스플레이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물리 버튼을 최소화해 깔끔해진 실내가 돋보인다. /사진=김현일 기자

실내도 RWD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동그랗고 도톰한 스티어링 휠을 비롯해 대형 태블릿 PC를 방불케 하는 커다란 디스플레이, 물리 버튼이 극단적으로 최소화돼 깔끔하다 못해 휑한 실내는 언제 봐도 이질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동시에 준다.

그러나 거의 모든 조작 기능이 시스템에 몰려 있다는 점에서 의외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드라이브 모드 전환, 음성 인식 기능 등 물리 버튼이 있을 경우 활용이 더욱 편해지는 부분도 있는 만큼 오히려 불편함을 느끼는 사용자 역시 존재할 수 있기 때문. 또한 연식 변경 모델이다 보니 △통풍 시트 미적용 △해상력이 약간 떨어져 듣는 맛이 부족한 오디오 시스템 △실내의 나무 장식인 ‘오크 데코’와 비건 레더가 사용된 시트의 고급감 부족 등 옵션에서의 아쉬움은 개선되지 않았다.

'모델 Y' 롱 레인지 듀얼 모터 시스템 정보. 풀 셀프 드라이빙(FSD) 기능이 포함된 차량임을 알 수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모델 Y’ 롱 레인지 듀얼 모터 시스템 정보. 풀 셀프 드라이빙(FSD) 기능이 포함된 차량임을 알 수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NCM 배터리, 듀얼 모터 등… 사양 차이는 확연

하지만 사양 면에서는 다소 차이가 큰 편이다. RWD가 싱글 모터 후륜구동 방식과 58kWh(킬로와트시) 용량의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면, 롱레인지는 4륜구동 듀얼 모터와 LG에너지솔루션의 81.65kWh 크기 니켈·코발트·망간(NCM) 리튬이온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는 점이 바로 그 것. 싱글 모터로 299마력(ps)에 불과했던 RWD 대비 듀얼 모터(후방 모터 299마력, 전방 모터 215마력)를 탑재해 최고 456마력을 낼 수 있다는 면에서도 롱레인지 모델이 우월하다.

때문에 주행거리 면에서 큰 격차가 발생하는데, 20인치 휠 모델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복합)가 432km로 356km에 불과했던 RWD 대비 80km가량 증가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NCM 배터리가 주행거리가 기본적으로 주행거리가 긴 데다 LFP 배터리 대비 가볍기 때문인데, 만약 19인치 휠 모델을 구매할 경우 주행거리가 468km로 소폭 증가한다.

(왼쪽)'모델 Y' 롱 레인지 듀얼 모터 모델의 배터리를 80%까지 채우고 50km 주행했을 때의 데이터. (오른쪽)68% 가량의 배터리가 남았으며, 잔여 주행 가능 거리는 356km가 나왔다. /사진=김현일 기자
(왼쪽)’모델 Y’ 롱 레인지 듀얼 모터 모델의 배터리를 80%까지 채우고 50km 주행했을 때의 데이터. (오른쪽)68% 가량의 배터리가 남았으며, 잔여 주행 가능 거리는 356km가 나왔다. /사진=김현일 기자

실제로 NCM 배터리의 권장 충전량인 80%를 충전한 상태로 약 50km를 주행하는 동안 12%가량의 배터리를 사용한 것이 확인됐는데, 단순 계산할 경우 1회 충전(80% 기준) 시 410km가량을 주행할 수 있는 셈이다. 과거 주행거리가 300km 초반까지 떨어지기도 하며 성능 하락폭이 크게 체감됐던 RWD 대비 주행거리 면에서는 확실히 개선됐다는 것이 느껴진다.

싱글 모터에 후륜구동 구성을 가져가게 될 경우 주행거리가 한층 더 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으나, 이를 실현한 RWD 롱레인지 모델은 아직 유럽 일부 지역에만 출시됐다는 점, 그나마 전반적으로 출력은 높아 타는 맛은 더 좋다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할 듯하다. 또한 전방에 모터를 탑재하고 있음에도 RWD와 프렁크(전기차 전면 보닛 밑의 여유 공간) 크기는 동일해 앞뒤로 여유공간이 많다는 점도 소소한 위안거리가 될 수 있겠다.

'모델 Y' 롱 레인지 듀얼 모터 트림 우측면부. /사진=김현일 기자
‘모델 Y’ 롱 레인지 듀얼 모터 트림 우측면부. /사진=김현일 기자

주행감에서도 차이… 약간 라이트해졌다?

또한 RWD는 차량 하부에 깔린 LFP 배터리가 무거워서인지 이를 중심으로 묵직함이 느껴졌던 반면, 롱레인지의 경우 그것보다는 조금 더 무게감이 차량 전반으로 분산되며 약간이지만 주행감이 가벼워졌다는 느낌이 있다. 비록 공차중량은 롱레인지가 70kg 더 무겁기에 개인적인 착각에 지나지 않을 수 있겠으나, 어떤 배터리를 탑재하느냐도 전기차의 주행감을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임을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드라이브 모드 전환은 컴포트와 표준 2가지뿐인데, 표준으로 전환할 경우 은근히 속도를 높이며 출력 차이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주행 세팅을 기반으로 하기에 RWD 대비 크게 높아진 마력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빨라졌다는 것을 체감 가능한 수준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이외에도 ‘2.5단계 자율주행’으로 불리우는 영리한 풀 셀프 드라이빙(FSD), 이중 접합유리에 높은 차음성을 더해 매우 조용하고 정숙한 실내 공간 등 기존의 장점도 그대로 갖고 있다.

'모델 Y'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토이박스 기능 중 하나인 '배기가스 테스트 모드'. 화면 오른쪽의 분홍색 풍선을 누를 경우 해당 좌석 하단에서 방귀소리가 나온다. 꽤나 다양한 소리의 방귀를 선택할 수 있어 나름의 재미가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모델 Y’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토이박스 기능 중 하나인 ‘배기가스 테스트 모드’. 화면 오른쪽의 분홍색 풍선을 누를 경우 해당 좌석 하단에서 방귀소리가 나온다. 꽤나 다양한 소리의 방귀를 선택할 수 있어 나름의 재미가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옆자리에 방귀 소리를 “뿌웅~”… 충전 시간이 재밌어진다

RWD와의 비교를 진행하는 한편, 이번 시승에서는 테슬라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 보려고도 노력했다. 광활한 디스플레이 크기는 물론, 누르면 누르는 대로 바로 가동이 이뤄지는 높은 반응성은 아마 많은 이들이 테슬라 구매를 고려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특유의 부드러운 사용감은 언제 사용해도 감탄이 나온다.

특히 유튜브, 영화 감상, 스티어링 휠과 브레이크를 이용해 할 수 있는 게임을 포함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과, 차량 잠금 소리를 ‘삑’이 아닌 ‘뿡’으로 바꾸는 등 재미있는 기믹들은 테슬라를 현 시점 ‘가장 재미있는 자동차 브랜드’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자칫 쓸데 없는 기능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충전을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는 않을 듯 하다.

'모델 Y' 롱 레인지 듀얼 모터 모델 토이박스 기능 중 '로맨스 모드' 기능을 작동한 모습. 타닥타닥 나무 타는 소리와 함께 모닥불 영상이 지속된다. /사진=김현일 기자
‘모델 Y’ 롱 레인지 듀얼 모터 모델 토이박스 기능 중 ‘로맨스 모드’ 기능을 작동한 모습. 타닥타닥 나무 타는 소리와 함께 모닥불 영상이 지속된다. /사진=김현일 기자

문제는 가격… RWD 대비 1100만원 비싸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RWD(5299만원) 대비 무려 1100만원 높은 6399만원이란 가격.

애초에 국내에서 모델 Y가 인기를 끌었던 가장 이유가 압도적인 가성비에 있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단순히 길어진 주행거리와 높아진 출력, 그리고 국산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는 ‘코리안 프리미엄’ 등이 이 모델을 선택해야 할 이유가 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는 뜻이다. 여기에 가격대가 전기차 국고 보조금 50% 지급에 해당하는 5500만원 초과 구간이라 추가적인 할인 메리트도 적은 만큼, 소비자들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가격 할인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모델 Y' 롱 레인지 듀얼 모터 트렁크 내부. 트렁크 자체도 깊고 큰 데다 2열을 젖힐 경우 이론상 차박도 가능은 하다. /사진=김현일 기자
‘모델 Y’ 롱 레인지 듀얼 모터 트렁크 내부. 트렁크 자체도 깊고 큰 데다 2열을 젖힐 경우 이론상 차박도 가능은 하다. /사진=김현일 기자

우려해야 할 점이 하나 더 있다면 바로 최근 출시된 테슬라의 중형 전기 세단 ‘모델 3 하이랜드’의 존재.

비록 세단형으로 출시돼 SUV형인 모델 Y와 그 궤를 달리한다곤 하나, △승차감 개선 △테슬라 최초 앰비언트 라이트 적용 △1열 통풍 시트 △2열 8인치 디스플레이(전 트림 기본 옵션) 등 옵션들이 대폭 강화된 만큼 자칫 모델 Y를 ‘팀 킬’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RWD 대비 존재감이 옅은 롱레인지 모델의 경우 그 걱정이 더할 수밖에.

'모델 Y' 롱 레인지 듀얼 모터 모델. /사진=김현일 기자
‘모델 Y’ 롱 레인지 듀얼 모터 모델. /사진=김현일 기자

모델 3 기세 무섭지만… SUV라는 장점에 기대 본다

다만 국내에서는 SUV 형태인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가 세단형인 아이오닉 6보다 잘 팔리고 있는 만큼, 모델 Y 역시 넓은 공간 등의 장점을 기반으로 시간이 지날 수록 모델 3를 넘어 그 판매량을 회복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향후 모델 Y의 부분변경 모델인 ‘주니퍼’의 등장이 예고돼 있는 만큼, 해당 모델의 출시를 전후해 가격 할인이 이뤄질 때를 노려 구매를 한다면 의외로 높은 만족도의 소비가 가능할 지도?

이 차, 누가 사면 좋을까?

긴 주행거리·괜찮은 출력의 전기차를 원하는,

무엇보다 ‘테슬라’라는 가치를 누리고픈 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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