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22대 국회에 바라는 경제계 110대 입법과제’ 국회 전달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회원사를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투자활성화 등 6대 분야 총 110개 과제가 담긴 ‘22대 국회에 바라는 경제계 110대 입법과제’를 최근 국회 양당에 전달했다고 22일 밝혔다.

한경협이 건의한 주요 내용은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 일몰 연장 ▲국가첨단전략산업에 대한 보조금 등 지원 강화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 허용 및 의무휴업 제도 개선 ▲연장근로 관리 단위 확대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폐지 등이다.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일몰 연장…"중장기 안정적 투자 환경 조성"

우리나라는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 및 시설투자에 일반 기술보다 높은 세액공제율을 적용하고 있으나, 이 제도는 올해 연말 종료될 예정이다.

국가전략기술에는 반도체, 이차전지, 백신, 디스플레이, 수소, 미래차, 바이오의약품 등이 있다.

R&D(대기업 기준) 세액공제율은 국가전략기술 30∼40%, 신성장·원천기술 20∼30%, 일반기술 0∼2%이다. 시설투자(대기업·기본공제율 기준) 세액공제율은 국가전략기술 15%, 신성장·원천기술 3%, 일반 1%다.

한경협은 “국가전략기술 산업은 R&D·시설투자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고, R&D부터 상업화, 설비투자 및 생산에 이르기까지 장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투자기간 중 세제지원이 종료되면 중·장기 투자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기업들의 안정적으로 투자를 지속할 수 있도록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일몰 기한을 최소 3년(2024년→2027년) 이상 연장할 것을 제안했다.

국가전략기술 세제공제액 직접 환급…"적자 난 첨단산업 투자여력 확보"

국가전략기술 세제지원은 세액공제 방식으로, 당해 적자 발생으로 세금 부담이 없다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

한경협은 첨단산업은 이익이 날 때까지는 장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익이 발생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현행 제도는 기업의 투자 활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이차전지·바이오 산업은 투자 유치부터 개발·허가 단계를 거쳐 최종 상업화(유통)로 이익이 날 때까지 통상 10년 이상 소요된다.


주요 백신의 경우, 식약처 임상부터 허가, 출하까지 통상 약 12년이 소요된다.

한경협은 “미국은 세액공제액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직접 환급(Direct Pay) 제도와 미사용 공제액을 제3자에게 양도(Transferability)해 현금화할 수 있는 제도를 통해 기업 투자를 촉진하고 있다”며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 관련, 적자 등으로 공제받지 못한 세액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현금으로 환급 및 제3자 양도를 허용해 줄 것을 건의했다.

첨단산업 보조금·인프라 등 국가 지원 강화…첨단산업 글로벌 주도권 확보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은 첨단산업의 자국 유치를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 보조금을 늘리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관련 지원에 소극적인 편이다.

또 필수 인프라 적기 조성을 위해 미국·대만 등은 정부가 전력, 용수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인허가 지연 및 관련 지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있다.

한경협은 “글로벌 첨단산업 경쟁은 개별 기업 간 경쟁에서 보조금·인프라 지원을 앞세운 국가 차원의 경쟁으로 진화했다”며 “우리 기업들은 생산부문에 경쟁우위가 있는데, 주요국의 지원 공세로 원가경쟁력이 역전될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가경쟁력과 직결되는 보조금 정책 검토에 착수해야 하며, 필수 인프라가 적기 조성되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입법…"기업이 전력 걱정 없이 경영활동에 전념"

첨단산업의 초격차 유지를 위해서는 시의적절한 전력 인프라 공급이 필수적이지만, 송배전망 건설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한경협은 “전력망 건설은 한국전력이 주도하고 있는데 전력망 건설에 수반되는 인허가, 주민 협의 및 보상, 건설재원 조달 등을 적기에 계획대로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핵심 전력망에 대해 범부처 전력망위원회가 인허가 처리, 입지·갈등 조정, 주민 보상 등을 주도해 전력망을 신속히 건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제정을 제안했다.

핵심 전력망은 무탄소 전원연계, 첨단산업 전력공급 대용량·장거리 전력 설비(345kV 이상)를 말한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서비스산업 발전 위한 법제도 기반 마련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은 수년간 답보상태이며 선진국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GDP 대비 서비스업 비중은 62.5%로 미국(80.1%), 영국(71.6%), 프랑스(70.2%), 일본(69.5%), 독일(63.0%)보다 낮다.

한경협은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한 종합 지원책이 필요하지만, 관련 법은 10년 이상 국회에서 표류 중인 채 개별 지원책만 난무하고 있다”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제정해 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대형마트 온라인배송 허용…온·오프라인 유통 경쟁 촉진, 소비자 편익 증진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는 매월 2일의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자정∼오전10시)을 받고 있고, 온라인 구매 배송도 동일하게 규제받고 있다.

한경협은 “시간·공간 제약없이 새벽배송, 주말배송을 자유롭게 운영 중인 타 온라인 채널(마켓컬리, 쿠팡 등)과의 형평성에 어긋나며 소비자 불편도 초래되고 있다”면서 이들 업체에 대한 온라인 배송 규제를 걷어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온라인 유통이 소매 유통업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중소·대형마트 유통을 비롯한 대부분의 오프라인 유통은 축소 추세”라며 공휴일 의무휴업 대신 지자체장 권한으로 의무휴업을 추진하는 방식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연장근로 관리 단위 확대…기업·근로자의 근로시간 조정 자율성 확대

주요국은 연장근로시간을 월(月)‧년(年) 단위로 유연하게 관리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주(週) 단위로 관리하고 있어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기 어렵다.

독일은 근로시간계좌제를 도입해 업무량이 많을 때 초과근로시간을 저축하고 업무량이 적을 때 휴가 등 근로시간을 소진하는 방식으로 근로시간제를 운영하며, 정산기간은 월·반기·년 등 다양하다.

유연한 제도 덕분에 기업들은 경기상황에 따라, 근로자는 육아, 교육 등 다양한 목적으로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경협은 기업과 근로자가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연장근로시간 관리단위를 현행 주 단위에서 월‧분기‧반기 단위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중대재해처벌법 개선…"법적 안정성 확보 및 처벌 수준 합리화해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2022년 1월 27일)으로 중대재해 발생에 따른 경영책임자 및 법인에 대한 형사책임이 대폭 강화됐다. 구체적으로 사망사고 시, 경영책임자등은 징역 1년 이상 또는 벌금 10억원 이하를, 법인은 50억원 이하 벌금을 낸다.

한경협은 “이 법안이 안전보건확보의무를 ‘안전·보건 관계 법령’으로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있어 경영책임자의 준수 법령의 범위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급, 용역 등 관계에서 원청사업주의 책임범위를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장’으로 규정하고 있어 판단기준이 모호할 뿐 아니라, 처벌조항이 사망사고 발생 시 형법상 고의범에 적용되는 하한형인 유기징역(1년 이상)을 부과하고 있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협은 동 법령상 ‘안전·보건 관계 법령’을 산업안전보건법으로 특정하고, 원청의 책임범위를 ‘산안법’과 같게 규정하며, 징역형 폐지 등 처벌 완화를 제안했다.

대주주 의결권 3% 제한…"경영권 방어 수단 확보 및 경영 안정화"

현행 상법은 감사·감사위원 선임이나 집중투표제 배제를 위한 정관 변경시,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는 특수관계인과 합산해 3%까지만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

한경협은 “최대주주는 의결권 제한을 받지만 투기자본은 일명 ‘지분 쪼개기’를 통해 보유주식 의결권을 모두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해외 투기자본이 이 제도를 활용해 기업의 감사위원회 장악을 시도하거나 주가를 교란시켜 시세차익을 거둔 뒤 철수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결권 제한규정 탓에, 주총에서 의사정족수 부족으로 주총 안건이 부결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경협은 최대주주 의결권 3% 제한 제도는 세계적으로도 입법례가 전무하고 부작용이 많은 만큼 폐지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손자회사에 대한 공동출자 허용…"신사업 진출 및 M&A 추진 활성화"

공정거래법에서는 지주회사 내 손자회사에 대한 자회사의 공동 출자를 금지한다. 이러한 규제로 지주회사에서 다양한 투자를 시도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경협은 지적했다.

특히 대규모 인수·합병(M&A) 시, 상당 규모의 자금 충당과 재무적 리스크 완화를 위해 여러 회사가 공동 출자하는 투자 수요가 있지만, 지주회사 체제 내에서는 이러한 투자안을 검토할 수 없게 돼 투자⸱인수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한경협은 지주회사 내 자회사들의 손자회사 공동 출자를 허용해 줄 것을 건의하면서 “신규 투자가 늘어나고, 계열사 간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신사업에 대한 공동 진출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