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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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 기존 소비자들이 제품의 맛과 비용을 최우선에 두고 식음료품을 구매했다면 최근 소비자들은 다르다. 설탕, 카페인, 알코올 등 원치 않은 성분이 들어가 있으면 가격이 저렴해도 물건을 구매하지 않는다. 

‘지속가능성’이라는 개념이 대중화되며 환경을 보호하고자 하는 책임감을 가지고 동물 복지 인증 마크가 있는 식품을 선호하고, 비건 소비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가 증가하기도 하다. 

엔데믹 이후는 MZ 세대를 중심으로 건강을 중시하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가 지속되며 ‘로우 스펙 푸드’가 주목받고 있다. 로우 스펙 푸드는 칼로리, 당류, 나트륨, 알코올 첨가량 등을 낮추고 맛을 유지한 식품을 말한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19~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3 로우스펙(Low Spec) 식음료 및 대체감미료’에 대해 조사한 결과, 식음료 구매 시 ‘로우 스펙 식음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엠브레인 조사자 가운데 73.2%가 ‘최근 로우스펙 식음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대답했으며, 85.6%가 ‘향후 로우스펙 식음료 구매 및 섭취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기업에서도 이에 칼로리, 당류 등을 낮추고 맛은 유지하는 ‘로우 스펙 푸드’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치킨 플러스는 지난해 11월 설탕을 사용하지 않은 제로 슈거 양념치킨을 선보였다. ‘[사진 출처=치킨플러스]
치킨플러스는 지난해 11월 설탕을 사용하지 않은 제로 슈거 양념치킨을 선보였다. ‘[사진 출처=치킨플러스]

피자도 치킨도… ‘저칼로리·건강한 먹거리 변신’

외식업계에서도 로우 스펙 트렌드에 주목해 저칼로리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치킨플러스는 지난해 11월 설탕을 사용하지 않은 제로 슈거 양념치킨을 선보였다. ‘제로슈가양념치킨 있을슈가없당’은 대체당 성분인 알룰로스를 사용해 당 성분 0%를 유지했다. 

양념치킨에 사용되는 양념뿐만 아니라 치킨 파우더 등 모든 기초 재료에도 설탕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기존 양념치킨 대비 칼로리가 23%가량 낮아졌다. 치킨 플러스는 과도한 당 섭취가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신메뉴를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피자알볼로에서도 ‘웰빙 콘셉트’의 피자를 지난해 8월 출시했다. 당시 피자알볼로는 일반 밀가루보다 식이섬유, 미네랄, 단백질 등이 풍부한 로마식 통밀 도우와 신선한 토핑을 사용한 신메뉴 ‘마르게리타’와 ‘잠봉루꼴라피자’ 2종을 선보였다.

피자알볼로는 “최근 MZ 세대를 중심으로 풍미 가득 건강한 맛을 즐기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와 제로 음료, 저칼로리 등 로우 스펙 푸드를 선호하는 현상을 반영해 건강함 가득한 신메뉴 2종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이 저염 트렌드에 맞춰 출시한 저나트륨 스팸도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2020년 7월 CJ제일제당은 나트륨 함량을 25%가량 낮춘 ‘스팸 마일드’를 선보였다. 스팸 마일드는 출시 2년 만에 누적 생산량 5000만개를 돌파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뒀다. 

[사진 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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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무설탕’ 음료의 시대

로우 스펙 푸드 중 가장 주목도가 높은 제품군은 ‘탄산음료’다. 지난 몇 년간 전체 탄산음료 가운데 제로 음료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편의점 GS25의 올해 1~4월 전체 탄산음료 매출 가운데 제로 탄산음료 매출은 52.3%를 차지했다. GS25에서 판매하던 제로 탄산음료의 개수는 지난 2020년 3종에서 올해 61종까지 증가했다. 

헬시 플레저 유행 등 제로 칼로리 음료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이에 주목해 다양한 제품군을 출시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에서는 칠성사이다 제로를 시작으로 탐스제로, 마운틴듀 제로 등 다양한 제로 음료를 선보이고 있다. 농심에서도 지난 3월 웰치스 제로 브랜드를 론칭했다. 

탄산음료뿐만이 아니다. 주류 업계에서도 제로 슈거 제품군 라인업을 확대하고 다양한 수요층을 포섭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4월 ‘새로 살구’를 출시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월 자사 제품 ‘진로’를 제로 슈거로 리뉴얼했다.  

[사진 출처=스타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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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 줄인 ‘디카페인’ 음료 수요↑

카페인으로 인한 위장장애, 수면장애, 불안감 등 부작용에서 벗어나기 위해 디카페인 음료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커피뿐만 아니라, 콜라·차 등 다양한 음료 제품군에서도 디카페인 제품이 출시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 통계에 따르면, 디카페인 생두와 원두 수입량은 2018년 1천725톤에서 2023년 6천521톤으로 약 3.8배 증가했다.

스타벅스는 디카페인 커피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2017년 8월 국내에 디카페인 커피를 도입했다. 2018년 600만잔이던 디카페인 커피 판매량은 지난해 3.5배 증가해 2천110만잔으로 늘었다. 

스타벅스 외에도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대다수가 디카페인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컴포즈커피는 지난해 8월 디카페인 커피를 출시했다. 컴포즈커피는 최근 디카페인 커피에 대한 높아진 소비자 니즈를 반영하고자 디카페인 커피를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컴포즈커피의 올해 1월~4월 디카페인 아메리카노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8월~12월 누적 판매량 대비 60% 증가했다. 

더벤티에서도 지난해 4월 디카페인 커피를 출시했고, 디카페인 제품 커피 매출은 월평균 5% 이상 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1월 디카페인 에스프레소를 출시했다. 이디야에 따르면, 디카페인 에스프레소 판매량은 월평균 10%가량 꾸준히 성장했다. 

지난해 7월 코카콜라는 카페인과 설탕을 제거한 ‘코카콜라 제로제로’를 선보였으며, 롯데칠성음료에서도 지난 3월 카페인을 넣지 않은 ‘펩시 제로슈거 라임향 제로 카페인’을 출시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카페인이 함유된 ‘실론티’를 디카페인 신제품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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