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성심당, 울산의 복순도가, 독일 베를린의 보난자 커피까지. 각 지역을 대표하는 로컬 브랜드가 서울역에 모였다. 지난 17일 개막한 ‘로컬 크리에이티브 2024’에 대한 이야기다. 

로컬 크리에이티브 2024는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크고 작은 로컬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다. 다음달 2일까지 문화역서울284에서 진행된다.

전시엔 총 100여 개의 로컬 브랜드가 참여해 브랜드의 숨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MZ세대 사이에서 화제성이 높은 브랜드가 총 집합한 만큼, 전시장에는 평일에도 많은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그 현장을 찾았다. 

커피·빵 등…지역을 대표하는 로컬 브랜드 한자리에

커피 브랜드 mtl의 전시(사진=샐러던트리포트)
커피 브랜드 mtl의 전시(사진=샐러던트리포트)

이번 전시는 총 9개의 기획관으로 나눠 운영된다. 

1층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공간은 커피 전시관이다. 모모스커피, 보난자커피, 베르크, 로우키, 듁스커피 등 익숙한 이름의 브랜드가 한 자리에 모여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카페’라는 공간을 통해 지역 커뮤니티 역할을 하고 있단 점이다.

예컨대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에서 시작한 브랜드 ‘Mtl’은 이색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역의 컬쳐 플랫폼을 자처한다. 주말이면 ‘오픈덱’이라 불리는 디제이 공연을 열고, 봄·가을엔 러닝 프로그램을 개최하는 식이다. 

이처럼 브랜드에 숨어 있는 가치를 발견하는 재미가 이번 전시의 관전 포인트다. 

태극당의 이야기를 역사를 돌아 볼 수 있는 큐레이션 전시(사진=샐러던트리포트)
태극당의 이야기를 역사를 돌아 볼 수 있는 큐레이션 전시(사진=샐러던트리포트)
섬싱당의 브랜드 이야기를 엿볼 수 있는 '빵 좋아하세요?' 큐레이션(사진=샐러던트리포트)
섬싱당의 브랜드 이야기를 엿볼 수 있는 ‘빵 좋아하세요?’ 큐레이션(사진=샐러던트리포트)

이번 전시에서 가장 화제인 기획관을 꼽자면 단연 ‘빵 좋아하세요?’다. 전시 참여 소식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던 성심당과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태극당 등 유서깊은 빵집의 역사를 재조명했기 때문이다. 

대전의 ‘자부심’이라 불리는 성심당은 빵집은 대전 지역 경제에 크게 기여한 브랜드다. 지난해, 역대 단일 빵집 브랜드로는 최초로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전시장에선 이런 성심당의 역사와 대표 빵들의 탄생 비화, 프란체스코 교황에게 대접했던 빵과 커피 등 자세한 브랜드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단, 전시장에선 성심당 빵을 판매하진 않는다. 성심당 빵의 맛 대신 브랜드의 철학을 느끼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지역의 숨은 매력 전하고 싶어요”, 로컬 인플루언서의 역할은…

'수집가의 방'에 전시된 신사무디의 큐레이션(사진=샐러던트리포트)
‘수집가의 방’에 전시된 신사무디의 큐레이션(사진=샐러던트리포트)

로컬을 대표하는 인플루언서의 콘텐츠 큐레이션한 ‘수집가의 방’도 눈에 띈다. 각자가 사는 동네만이 가진 매력을 발굴해, 정보를 전달하는 이들은 직장인이면서 동시에 크리에이터다.

최근에는 SNS가 활발해지며 이들의 콘텐츠는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직장인들의 로망인 ‘직주근접’을 실천하는 신사동 로컬 크리에이터 신사무디는 ‘신사동에서 진짜 소비할 가치가 있고, 알려지지 않았지만 방문할 가치가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해 눈길이 갔다. 

춘천 감자빵의 스몰 브랜드 이야기 전시(사진=샐러던트리포트)
춘천 감자빵의 스몰 브랜드 이야기 전시(사진=샐러던트리포트)

2층에는 지방 곳곳의 스몰 브랜드를 운영하는 크리이터들의 인터뷰가 전시됐다. 익숙하지 않은 브랜드가 대부분이지만, 저마다 지역 가치를 전달하려는 끊임없는 연구에 대한 노력이 느껴졌다.

전시의 홍보를 담당한 이보경 책임 매니저는 “이번 전시를 위해 다양한 지역의 로컬 브랜드를 직접 방문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생생한 인터뷰를 담을 수 있던 이유를 설명했다.  

미래의 로컬 크리에이티 꿈꾼다면… 프로젝트 꽃·로컬 파이오니어 스쿨 주목

로컬 비즈니스를 주제로 한 컨퍼런스도 진행됐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어반플레이 홍주석 대표는 기조연설을 통해 “이번 전시에 참여한 로컬 브랜드의 공통점은 이들의 시작점이 누구도 카피할 수 없는 브랜드를 추구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목적을 수익에 두지 않고, 가치에 주목하고 그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창의성을 쌓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전시명을 ‘로컬 크리에이티브’로 정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네이버 '프로젝트 꽃'의 신지만 리더가 강연을 펼치고 있다(사진=샐러던트리포트).
네이버 ‘프로젝트 꽃’의 신지만 리더가 강연을 펼치고 있다(사진=샐러던트리포트).

기조 연설 이후에는 ‘기업과 로컬’을 주제로, 기업들이 로컬 브랜드를 위해 어떠한 기능과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강연이 마련됐다. 먼저 네이버의 ‘프로젝트 꽃’을 담당하고 있는 신지만 리더는 로컬 브랜드가 활발하게 운영되기 위해 지원하는 제도와 교육 등을 소개했다.

육아휴직 후 경기도 평택에서 작은 로컬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한 크리에이터는 “프로젝트 꽃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직접 운영해보면서 느낀 점이 많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하이브이드로 운영하는 방법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라며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로컬 비즈니스 종사자를 위한 서비스를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우아한형제들의 김중현 실장은 로컬 브랜드 확장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배달의 민족 기능을 소개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이영상 팀장은 청년 창작자의 아이디어로 로컬 콘텐츠를 발굴하는 ‘로컬 파이오니어 스쿨’의 이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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