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 허가

국내 치매 환자 100만명…치료 현장 개선 기대

3000만원 고가약…연내 급여화 여부 관건

레켐비 ⓒ한국에자이

‘불치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치매 정복이 현실로 다가왔다. 고령화에 따라 국내 치매 환자 규모가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치매 치료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출현한 치매 신약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은 지난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품목 허가를 받았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 일본, 중국에 이어 4번째로 레켐비를 승인한 나라가 됐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유발 물질로 알려진 뇌 내 아밀로이드 베타(Aβ) 응집체와 원섬유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이들을 제거하는 기전의 치료제다. 초기 알츠하이머병의 질환 진행 및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인정받아 세계 최초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실제 임상 3상 연구결과에 따르면 레켐비는 18개월 시점에 위약군 대비 ‘임상 치매 등급 척도·상자 합계(CDR-SB)’을 0.45점 감소시키며 알츠하이머 진행을 27% 지연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계는 레켐비의 등장으로 치매 치료의 새 장이 열렸다고 평가한다.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의 경우 지금껏 원인이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아 신경인지 기능활성제, NMDA 수용체 차단제 등응 활용하는 대증 치료가 대부분이었다.

레켐비가 국내에 상용화될 경우 치매 전 단계로 알려진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국내 중앙치매센터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인구 가운데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5명 중 1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만 레켐비의 국내 상용화는 급여화 여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계열 내 최초 신약인 만큼 레켐비의 약가는 미국 기준 연간 2만6000달러(한화 약 3500만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이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중증 치매환자의 연간 평균 관리비용(3312만원)에 맞먹는 규모다.

현재 식약처는 국내 환자의 신속한 레켐비 처방을 위해 신속하게 급여화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식약처는 보험약가 평가 기간을 줄이기 위해 레켐비 허가에 앞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미리 안전성과 유효성 심사 결과를 공유했다.

고홍병 한국에자이 대표는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치매 환자 수 및 관련 의료비의 증가로, 국내에서 치매 치료에 대한 미충족 수요 또한 커지고 있다”며 “에자이는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기대하는 환자 및 보호자를 위해 올해 말에는 레켐비가 국내 시장에 공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으로 이를 통해 국내 치매 치료 환경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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