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고 유럽연합(EU)도 대(對)중국 제재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중국 정부가 대형 수입차에 붙는 관세를 최대 25%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이 수입차 관세를 올리면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벤츠, BMW 등 경쟁사는 현지에서 생산하는 반면 제네시스는 전량을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하기 때문이다.

2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울산 2공장(GV60·GV70·GV80·GV80 쿠페), 5공장(G70·G80·G90)에서 생산된 뒤 수출 전용 항구를 통해 북미, 유럽, 중국으로 수출된다. 중국은 현재 모든 수입차에 15%의 관세를 적용하는데, 배기량 2500㏄ 이상의 수입차에는 관세를 25%로 올리는 방안이 거론된다. 제네시스는 GV60만 빼고 모두 관세 인상 대상이다.

제네시스가 지난달 25일(현지시각) 중국국제전람중심 순의관에서 열린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Auto China 2024)'에서 공개한 제네시스 X 그란 베를리네타 콘셉트(왼쪽), GV60 마그마 콘셉트./ 현대차 제공
제네시스가 지난달 25일(현지시각) 중국국제전람중심 순의관에서 열린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Auto China 2024)’에서 공개한 제네시스 X 그란 베를리네타 콘셉트(왼쪽), GV60 마그마 콘셉트./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차량 가격 인상폭을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해 최소화하거나, 연 1000억원이 넘는 마케팅 비용을 지출한다. 그럼에도 아직 판매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2022년 제네시스의 중국 판매량은 1457대에 불과하다. 여기에 관세까지 붙으면 가격 경쟁력은 더 떨어진다.

BMW, 아우디 등은 배기량 2500㏄ 이상 차종 중 일부도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한다. BMW는 중국 화천그룹과 합작해 다둥(大东)과 톄시(铁西)에 각각 공장을 설립한 뒤 주력 모델인 X5 등을 생산한다. 아우디도 A8을 중국 현지에서 생산·판매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과거 고수해 온 현지화 전략을 버리고, 중국 사업을 본사가 직접 관리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또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친환경차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는데, 관세가 인상되면 이런 움직임이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 화이하이중루에 있는 제네시스 스튜디오 상하이. / 김남희 기자
중국 상하이 화이하이중루에 있는 제네시스 스튜디오 상하이. / 김남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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