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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돈암동 일대 아파트와 다세대, 빌라들이 밀집한 주택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빌라 경매 건수가 또 늘어나면서 18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세사기 여파로 인한 빌라 물건들이 경매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28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27일 진행된 서울 빌라 경매 건수는 1149건으로 집계됐다. 이달 말까지 진행 예정인 빌라 경매 건수를 합하면 총 1494건으로, 지난달(1456건)보다 50여건 많은 수치다. 

지난달 서울 빌라 경매 건수는 2006년 5월(1475건) 이후 가장 많았으나, 1개월 만에 경매 건수가 늘어나면서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서울의 빌라 경매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평균 600∼800건 수준이었으나, 지난 1월 1290건, 2월 1182건, 3월 1048건, 4월 1456건 등 올해 들어 계속 1000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22년부터 시작된 전세사기와 관련된 물건이 경매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데다, 최근 심화하고 있는 빌라 기피 현상으로 유찰이 반복된 것이 경매 건수가 늘어난 배경으로 추정된다.

경매 건수가 늘어났지만 낙찰률(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지난 4월 15%에서 이달 20%로 개선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대항력을 포기한 빌라 경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HUG는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에게 집주인 대신 보증금을 지급하고 채권 회수를 위해 강제경매를 신청한다. 그러나 최근 보증금이 많다 보니 경매시장에서 낙찰을 기피하는 현상이 계속되면서 보증금 일부라도 회수하기 위해 대항력 포기를 선택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빌라 경매 건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경매 시장에 대기 중인 물량이 많고 비아파트 시장의 가격 하락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빌라 시장 자체가 살아나지 않는 한 경매 시장에서 빌라 경매 진행 건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가격 상승 흐름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당분간 경매 건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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