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삼성전자노조가 29일 삼성 서초 사옥 앞에서 파업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버스'에 파업선언서 현수막을 걸고 있다. /송일섭 기자

[마이데일리] 이재훈 기자 = 삼성전자의 ‘노노(勞勞) 갈등’이 점입 가경이다. 조합원이 가장 많은 전국삼성노조(전삼노)가 파업을 강행하면서 이에 반대 입장을 나타내는 다른 노조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노조 대타협은 당분간 성사되기 힘든 난제가 됐다.

전국삼성전자 노조는 29일 삼성 서초 사옥 앞에서 55년 창립 역사에서 처음으로 파업을 선언했다. 조합원수가 2만8400명으로 가장 많은 삼성 제1노조의 파업 결정이 있자마자 삼성 계열사를 아우르는 초기업노동조합과 DX노조 등은 전삼노의 행보에 질타를 쏟아냈다.

삼성 초기업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전삼노의 행보와 민주노총 회의록을 보면 파업을 직원의 근로조건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상급단체 가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여 목적성이 불분명하다”고 비판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29일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파업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황효원 기자

초기업 노조는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전자 DX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삼성전기 존중노조로 구성됐다. 조합원 수는 1만 9800명 수준으로, 30대 중후반 직원들을 중심으로 결성돼 ‘MZ 노조’로 불린다.

초기업노조는 전삼노의 임급협상에 대해서도 “협상 과정에서 쟁의나 시위를 통해 협상력의 우위를 높일 수는 있지만 그 방법에 있어 삼성 제품 불매운동, 국내외에서 이재용 회장을 비방하는 등 삼성의 이미지를 실추하는 행위는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조합원 5000명의 삼성전자 DX노동조합도 이번 파업에 대해 ‘해사행위’로 간주했다. DX노조는 “회사를 해사하는 행위로 노동조합의 위세와 위력을 행사하며 협상력을 높이는 구시대적인 노동 문화”라고 지적했다.

노노갈등 논란에 대해 손우목 전삼노 노조위원장은 즉답을 피했다. 다만 그는 “노사협의회 선거가 진행되고 있고, 타 노조와의 연대소통이 확대 중에 있다”며 “노노 연대는 물론 사측과의 본교섭 진행도 성실하게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삼노조는 삼성전자 창업 역사상 처음으로 노조 파업을 선언했다. 노조는 6월 7일 단체 연차 강행을 1호 파업 지침으로 꺼냈고, 이날부터 24시간 삼성 서초 사옥 건너편에서 ‘파업버스’ 연좌 농성을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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