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손보사 중 신계약 홀로 줄어

각종 파격 혜택으로 반전 ‘시동’

저가 상품·실생활 할인에 ‘눈길’

서울 서초동 삼성화재 본사 전경. ⓒ삼성화재

삼성화재의 운전자보험 판매량이 지난해 국내 5대 손해보험사 가운데 유일하게 역성장하면서 관련 순위도 1년 새 2위에서 5위까지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업계와 소비자의 이해가 맞물리면서 운전자보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와중, 국내 최대 손보사만 체면을 구긴 모양새다.

이에 삼성화재가 초저가 상품과 실생활 할인 등 각종 파격 혜택을 무기로 절치부심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명예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5개 손보사가 유치한 운전자보험 신계약은 총 435만1345건으로 전년 대비 6.5% 늘었다.

손보사별로 보면 해당 시장의 강자인 DB손보가 선두를 더욱 단단히 굳혔다. DB손보의 운전자보험 신계약은 154만1562건으로 같은 기간 대비 11.9% 증가했다. 연간 운전자보험 신계약 실적이 150만건은 물론 100만건이 넘는 곳도 DB손보밖에 없었다.

2위권도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해상의 운전자보험 신계약은 81만1594건으로 9.7% 늘었다. KB손보 역시 72만7820건으로, 메리츠화재는 64만4791건으로 각각 13.9%와 18.7%씩 운전자보험 신계약 건수가 증가했다.

제동이 걸린 건 삼성화재뿐이었다. 삼성화재의 운전자보험 신계약은 62만5578건으로 20.5%나 줄었다. 2022년까지만 해도 DB손보에 이어 두 번째로 운전자보험 신계약을 많이 따냈었지만, 지난해에는 5대 손보사 중 다섯 번째로 밀려난 실정이다.

5대 손해보험사 운전자보험 신계약 추이.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운전자보험 시장의 파이가 눈에 띄게 커지는 현실 속에서 홀로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는 점은 삼성화재로서 더욱 뼈아픈 대목이다. 운전자보험은 자동차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형사합의금과 변호사 선임비용, 벌금 등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자동차보험처럼 가입이 강제되지 않고 개인이 임의로 선택할 수 있는 보험이다.

운전자보험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배경에는 2020년 도입된 민식이법이 자리하고 있다. 2020년부터 어린이 보호구역 내 신호등·과속단속카메라 설치가 의무화되고 어린이 교통사고 운전자에 대한 가중 처벌이 적용되면서다. 이에 손보사들은 경쟁적으로 운전자보험의 변호사 비용 보장과 경상해로 인한 상해보험금, 형사합의금 등을 증액해 상품을 출시했다.

손보업계 입장에서도 운전자보험은 효자 상품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60%를 넘던 손해율이 지난해 50%대 중반까지 내려오면서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 사고 발생 등으로 소비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상품 판매와 운영의 수익성이 좋다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삼성화재도 반전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우선 꺼내든 카드는 가격 인하다. 삼성화재가 지난해 말 다이렉트 채널을 통해 출시한 운전자보험 3300 플랜은 핵심 보장인 운전자 비용 담보와 교통사고후유장해 보장을 월 3300원에 제공한다. 또 기존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가입 고객은 운전자보험 가입시 매월 보험료을 5% 깎아주고, 사고 시 함께 보상 접수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일상생활과 연계한 할인도 선보였다. 삼성화재는 지난 2월 대중교통 이용 금액이 많을수록 운전자보험의 보험료를 할인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운전자보험 상품에 가입한 피보험자가 후불교통카드 기능이 포함된 신용카드를 통해 쓴 대중교통 이용금액이 월평균 3만원 이상이면 보장보험료의 5%, 5만원 이상이면 10%를 1년 간 할인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업계의 맏형 격이자, 특히 자동차보험에서 독보적인 선두를 지켜 온 삼성화재로서는 브랜드 가치 차원에서라도 운전자보험에서의 영향력을 키워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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