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 사진= 데일리임팩트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 사진= 데일리임팩트

[데일리임팩트 최태호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2심 판결 이후 SK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이 ‘재산 분할’ 대상이라는 항소심 결과에 따라 경영권 분쟁 가능성 등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증권가 일각에서는 이같은 상승세가 단기적인 변동일 뿐 지속적인 상승세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의 주가는 전일 대비 1만8100원(11.5%) 상승한 17만6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30일 9.26% 상승한 것을 포함해 이틀간 21.7% 급등했다.

이같은 주가 상승세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2심 판결 때문. 당초 지난 2022년 12월 1심에서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은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라며 최 회장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에서는 노 관장이 SK그룹 성장에 기여했다는 점이 인정돼 1심의 판결이 뒤집혔다. 재판부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도 재산 분할 대상이라고 판단한 것.

2심 재판부는 두 사람이 보유한 전체 재산을 약 4조원으로 보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 1조3808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해당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SK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최 회장의 SK 지분율이 그리 높지 않아 향후 지분 매각 등에 나서면 경영권이 위협받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 회장이  주식매각으로 현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배당확대나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도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지난 1분기 실적보고서 기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수는 1297만5472주로 지분율은 17.73%다. 이날 종가로 계산하면 해당 지분의 가치는 2조2863억원이다.

다만 최 회장 변호인단은 상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변호인단은 전날 입장문에서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노 관장 측의 일방적 주장을 사실인 것처럼 공개했다”며 “억측과 오해로 기업과 구성원, 주주들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돼 상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반드시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도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재산 지급 의무가 없기 때문에 지분 매각 계획 등에 대해선 현재로선 말하긴 이르다”며 지분 매각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최 회장의 지분 매각 가능성은 낮은데다가, 매각에 나서도 실질적인 경영권 위협은 적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종심이 남아있는데다가 중간 합의 가능성도 있어 현재로선 최 회장의 지분 매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최 회장의 여동생 지분과 자사주 비중이 높아 지분 일부를 매각해도 경영권 위협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1분기 보고서 기준 SK의 자사주 비중은 25.5%다. 자사주에는 의결권이 없지만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최대주주의 지분을 늘려주는 효과가 있다. 같은 보고서에서 최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의 지분은 6.58%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경영권 불확실성에 주가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면서도 “기존에 약속한 자사주 소각 외에 다른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이나 자산축소 정책에 속도를 내지 않으면 추가적인 상승은 어렵다”고 평가했다.

특히 SK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지주사로 주목받으며 밸류업 기대에 지난 2월말 52주 신고가인 20만7500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2심 판결이 알려지기 전날인 지난 29일 종가는 14만4700원으로 신고가 대비 43.4% 낮은 수준이었다.

SK 투자포트폴리오 현황 / 사진=SK
SK 투자포트폴리오 현황 / 사진=SK

한편 증권가에서 최근 SK의 목표가를 낮추고 있다. 지난 몇년간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기업에 투자해 차입금이 늘어 재무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다. SK는 지난 2015년 이후 경영권 인수 9건을 실행했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시장에 SK의 투자 실적에 대한 우려가 다수 존재한다”며 “그룹의 재무 부담이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DS투자증권은 해당 보고서에서 기존 26만원이었던 SK의 목표가를 20만원으로 하향했다.

김장원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SK그룹은 2차전지와 바이오 사업에 구조조정 필요성을 느끼는 듯 하지만 중간지주회사가 유독 많은 지배구조로 큰 변화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주의 재무적 부담과 기업가치 분산화로 상승모멘텀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BNK투자증권은 해당 보고서에서 목표가를 기존 23만원에서 21만원으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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