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만에 5조↑…저금리 ‘주효’로 주도권 확보

문턱 높인 신용대출 비중 감소…중·저신용자 ‘외면’

인터넷전문은행 이미지. ⓒ연합뉴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올해 들어 석 달 동안 5조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금리로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대환대출) 플랫폼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은 영향이다.

다만 연체율 우려로 신용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중·저신용자에 대한 포용 금융이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주담대(전월세대출 포함)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약 31조396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26조6260억원)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17.9%(4조7700억원) 늘었다. 전년 동기(16조7400억원))와 비교하며 2배 수준으로 커졌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 주담대 잔액은 올해 1분기 438조55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조6267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증가세가 상당히 가팔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이 1분기 말 기준 24조2000억원으로, 3개월 새 13.6%(2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어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같은 기간 4조9200억원에서 6조2400억원으로 26.8%(1조3200억원) 늘어났다.

토스뱅크의 경우 지난해 9월 처음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출시했으며 아직 주담대는 취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토스뱅크의 1분기 말 전월세 대출 잔액은 9560억원으로 지난해 말(4060억원)의 2배를 넘어섰다.

금융권은 인터넷은행 3사가 낮은 금리를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주담대 공급을 폭발적으로 늘려온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그 결과 올해 시작된 주담대·전세 대환대출에서도 큰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주담대 비중은 ▲카카오뱅크 58.6% ▲케이뱅크 42.3% ▲토스뱅크 6.9% 등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11.2%포인트(p), 18.5%p, 6.9%p 상승했다.

이처럼 주담대가 급증하고 있는 반면 문턱을 한층 높인 신용대출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같은기간 인터넷은행 신용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51.9%→38.7%) ▲케이뱅크( 73.4%→50.6%) ▲토스뱅크(79.0%→75.3%) 등 모두 줄었다.

인터넷은행들이 이처럼 신용대출 비중을 줄이는 것은 장기간 고금리 지속으로 인해 연체 증가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로 신용 대출을 내준 차주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925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70~102점 오른 수치다. 은행 별로 보면 ▲케이뱅크 951점 ▲토스뱅크 928점 ▲카카오뱅크 895점이다.

고신용자로 분류되는 신용점수 900점 이상의 차주들은 사실상 어느 은행에서도 대출이 가능한 반면 중·저신용자는 신용평점이 하위 50%(KCB 860점 이하)인 경우라 1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기 어렵다.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확대라는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에 반하는 영업 방식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같은 이유로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 단순 비중 목표인 30%를 모두 달성했지만 결국 중·저신용자 대출 문턱을 낮추지는 못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중·저신용자의 연체율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이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충분히 쌓이는 과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인터넷은행들은 불확실성에 대비해 보수적인 관점에서 충당금을 쌓아두는 한편 신용평가모형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변별력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이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건전성 확보는 물론 상품 경쟁력 강화와 리스크 관리 등 다방면으로 역량을 키워가는 중”이라며 “가장 중요한 중·저신용자 포용 금융도 지속적으로 이어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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