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뱅크3사
인터넷뱅크 3사 로고. /각사 제공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배상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영향을 고스란히 받은 시중은행이 역성장을 한 가운데, 인터넷뱅크 3사는 올해 1분기 최대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월세대출 등에서 저금리로 승기를 잡으며 ‘인터넷뱅크 전성시대’를 열었다. 다만 연체율 등 자산 건전성이라는 고질적 리스크, 신용대출 비중 감소로 인터넷뱅크 설립 취지에 반한다는 명암도 안고 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3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1767억원으로 전년 동기(843억원)와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카카오뱅크가 1019억원에서 1112억원으로 9.1% 늘었고, 케이뱅크는 104억원에서 507억원으로 약 5배 뛰었다. 토스뱅크는 올 1분기 14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3사 모두 분기 기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인터넷뱅크들은 올해 주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들이 홍콩 ELS와 부동산 PF 부담을 겪는 사이 성장세를 더욱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내세워 주담대·전월세대출 등 대출 자산을 크게 늘리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여신 잔액은 41조300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29조3000억 원) 대비 약 41% 늘었다. 케이뱅크도 같은 기간 11조9400억 원에서 14조7600억 원으로 24% 증가했다. 토스뱅크는 13조850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9조 3000억 원) 대비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 ‘승승장구’ 가도를 달리고 있는 인터넷뱅크지만, 자산 건전성이라는 리스크는 존재한다. 건전성 악화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이 늘면 순이익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의 올 1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각각 0.47%, 0.90%, 1.34%다. 다만 인터넷뱅크의 경우 중·저신용자 고객 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하는 특성상 연체율 등의 지표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주요 시중은행에선 대출이 어려운 중·저신용자를 주로 상대한다는 위험 부담을 가지면서도 지속 가능한 수익을 낸다는 건 그만큼 수익 구조가 탄탄하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터넷뱅크로서도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여신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 △신용평가모형(카카오뱅크스코어) 고도화 계획 등을 통해 연체율 관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케이뱅크도 지난 3월 말 인터넷뱅크 중에선 처음으로 ‘네이버페이 스코어’를 도입해 대안신용평가 모형을 고도화했다. 토스뱅크 역시 2022년 10월부터 ‘매달 내는 돈 낮추기'(매돈낮)라는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출범·시행해 고객과 은행의 건전성을 모두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확대라는 인터넷뱅크 설립 취지에 반한다는 비판도 넘어야 할 벽이다. 통계상 인터넷뱅크의 실적을 견인한 주담대는 급증한 반면 신용대출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인터넷뱅크 신용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51.9%→38.7%) △케이뱅크( 73.4%→50.6%) △토스뱅크(79.0%→75.3%) 등으로 모두 줄었다. 이처럼 신용대출 비중을 줄인 데에는 장기간 고금리 지속으로 인해 연체 증가 우려가 커졌다는 배경이 있다. 한 인터넷뱅크 관계자는 “인터넷뱅크에서 포용금융을 등한시해서 신용대출 비중이 줄었다기에는 금리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했다”며 “포용금융과 건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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