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5사 로고. (왼쪽 위부터) 현대자동차, 기아,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 쉐보레 브랜드,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이미지=각 사
국내 완성차 5사 로고. (왼쪽 위부터) 현대자동차, 기아,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 쉐보레 브랜드,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이미지=각 사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국내 완성차 5사(현대자동차·기아·제너럴모터스 한국사업장·르노코리아·KG모빌리티)의 5월 성적표가 나왔습니다.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내수를 든든한 수출이 메우는 형국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어지는 현대차·GM 한국사업장의 질주와 기아의 하이브리드 강세, 그리고 다시금 KG모빌리티에 4위 자리를 내준 르노코리아의 성적이 눈에 띕니다.

3일 5사에 따르면 지난 5월 이들은 총 68만5884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0.5%, 전월 대비 2.2%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내수는 11만6552대로 전년에 비해 10.6% 떨어졌지만, 수출은 56만9332대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3.1% 판매량이 증가하며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현대자동차 중형 세단 '쏘나타'.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 중형 세단 ‘쏘나타’. /사진=현대자동차그룹

급상승한 쏘나타 판매량, 택시 모델 출시 덕분?

현대차는 지난달 35만622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 전월 대비 2.8% 판매량이 늘었습니다. 내수는 6만2200대로 전년에 비해 9.4% 판매량이 줄었지만, 수출은 29만4023대로 같은 기간 4.7% 판매량이 증가한 덕분입니다. 내수 시장에서는 포터가 6989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으며 그 뒤를 그랜저(6884대), 쏘나타(5820대)가 이었습니다. 특히 쏘나타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21.3%, 전월 대비 24.0% 급상승했는데, 지난 4월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 수입해오는 택시 전용 모델이 판매되기 시작한 것이 원인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친환경차 판매량의 경우 1만5161대로 전년 동기 대비 24.2%, 전월 대비 5.8% 감소했습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우 3896대 판매된 싼타페와 778대 팔린 쏘나타가 상승세를 보였으나 전년에 비해서는 판매량이 6.8% 줄었으며,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54.8% 감소했으나 여전한 아이오닉 5의 인기와 코나 EV의 판매량 증가세로 지난 4월에 비해서는 3.4% 소폭 증가했습니다.

기아 중형 SUV '쏘렌토' 하이브리드. /사진=현대자동차그룹
기아 중형 SUV ‘쏘렌토’ 하이브리드.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판매량은 줄었는데… 오히려 친환경차 판매량 오른 기아

기아는 26만3929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 전월 대비 1.2%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수출이 21만7819대로 전년 대비 0.6% 감소했지만, 그 감소세가 적었던 탓에 4만6110대로 전년 대비 8.3% 감소한 내수 판매량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내수 시장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는 역시 준중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쏘렌토’(7487대)였으나 이전 대비 판매량 하락세가 관측되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카니발 7211대 △스포티지 6644대 △셀토스 6120대 등 RV(레저용 차량) 라인업의 판매량은 여전히 견고합니다.

눈에 띄는 것은 전체 판매량 감소에도 오히려 늘어난 친환경차 판매량입니다. 총 1만8851대가 판매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7%, 전월 대비 0.3% 증가한 것입니다. 전기차 판매량은 전반적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세단을 제외하고는 상승세를 유지한 덕분이네요. 제일 잘 팔린 모델은 역시 쏘렌토 하이브리드(5453대)로 쏘렌토 전체 판매량 중 무려 72.8%를 차지했습니다.

쉐보레 소형 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차(CUV) '트랙스 크로스오버' 레드라인 트림. /사진=GM 한국사업장
쉐보레 소형 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차(CUV) ‘트랙스 크로스오버’ 레드라인 트림. /사진=GM 한국사업장

잘 나가는 GM, 하락세 탄 KG, 순위 하락 르노

GM 한국사업장은 지난달 5만924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2%, 전월 대비 14.6% 판매량이 늘었습니다. 5만대를 넘어선 것은 물론 2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 증가, 26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수출 증가 기록도 이어갑니다. 내수는 2340대로 전년 동기 대비 50.8% 감소했지만, 수출은 4만8584대로 전년 동기 대비 37.8% 증가하며 감소분을 충분히 메웠습니다.

국내에서는 확실히 인기 모델인 소형 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차(CUV)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신차효과가 빠져가는 느낌입니다. 전년 3396대였던 판매량이 1841대로 절반가량 떨어졌습니다. 다만 해외에서 트랙스는 3만1757대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111.5%, 전월 대비로는 21.5% 증가해 든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트레일블레이저의 경우 1만6827대로 전년 대비 판매량이 16.9% 빠졌지만 전월 대비로는 5.2% 늘어나며 여전히 두터운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KG모빌리티는 지난 5월 813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17.5%, 전월 대비 16.6%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내수는 400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8% 감소했으며 수출도 4129대로 같은 기간 18.3% 감소하며 안팎 모두 고르게 하락세에 놓여 있습니다.

내수 시장에서 여전히 1552대가 판매되며 힘을 내주고 있는 중형 SUV 토레스의 존재가 든든하긴 하지만, 신차효과가 빠진 것은 분명한 만큼 상승세로의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수출 시장에서는 전월 1933대 판매되기도 했으나 지난 달 판매량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돌아선 모습입니다. 보기 드문 모습이지요. 토레스의 전기차 버전인 ‘토레스 EVX’의 판매량이 전월 1699대서 812대로 반토막 난 것 역시 뼈아팠습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6678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55.9%, 전월 대비 36.8%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순위 하락을 맛봐야 했습니다. 내수는 1901대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하며 최근의 리브랜딩 효과를 보고 있긴 한데, 수출이 4777대로 같은 기간 64.3%의 큰 하락세를 맞았기 때문이죠. 핵심 모델인 아르카나(옛 XM3)의 수출량이 4074대로 전년 동기 대비 64.8%, 전월 대비 51.3% 크게 떨어진 것이 치명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내수 시장에서의 판매량 상승세 역시 분위기 전환이라 해석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문제입니다. 지난달부터 한정 판매한 대형 다목적 차량(MPV) ‘마스터’의 판매량(151대)이 제외될 경우 사실상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이죠. 오는 6월 말 부산 모터쇼에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낼 중형 하이브리드 SUV ‘오로라1’의 국내외 흥행 여부가 정말 중요한 시점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5월 20일 공개한 글로벌 비지니스 콤플렉스(GBC) 조감도. 기존 105층 1개 빌딩 대신 55층 2개 빌딩 안이 적용된 상태.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5월 20일 공개한 글로벌 비지니스 콤플렉스(GBC) 조감도. 기존 105층 1개 빌딩 대신 55층 2개 빌딩 안이 적용된 상태. /사진=현대자동차그룹

계속 지연되는 GBC에… 고육지책 꺼낸 현대차그룹?

이달의 이슈는 현대차그룹의 신사옥이 될 강남 글로벌 비지니스 콤플렉스(GBC)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비단 현대차그룹의 신사옥이라는 점은 물론이거니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글로벌 혁신 거점이자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가치도 높을 것이 기대되는 만큼 업계에서도 뜨거운 주제입니다.

하지만 해당 건물은 아직 삽조차 제대로 뜨지 못한 상황입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근, 옛 한국전력공사 부지에 105층 1개 빌딩으로 계획됐으나 지난 2월 현대차그룹이 이를 55층 2개 빌딩으로 설계안을 변경하기를 원하며 인허가 주체인 서울시와의 마찰을 빚고 있기 때문이죠.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초고층 빌딩을 세우는 데에 천문학적인 금액이 드는 만큼 이를 줄여 연구개발 등에 투자하고자 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의 거대한 랜드마크가 삼성동에 지어지길 원했는데, 현대차그룹에서 갑자기 이 계획을 갈아엎겠다고 나선 상황이니 말이죠. 이렇듯 두 주체 간의 의견차가 큰 만큼 당연히 본격적인 건설 작업은 시작조차 못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공사가 시작된 지난 2020년 이후 4년간 진척이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부터 현재 사용 중인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 사옥 2~3층의 리모델링에 착수하는 한편, 지난달부터는 서울 강남 테헤란로 소재 위워크 타워 총 12개 층을 빌려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GBC 준공 지연과는 무관하다 주장하고 있지만, 오는 2026년까지 국내에서 8만명을 신규 채용하고 68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는 만큼 늘어나는 인원과 부족한 업무공간을 메우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을 꺼냈다는 것이 업계의 예상입니다.

거대 랜드마크 건축을 목표로 이미 혜택을 줄 만큼 준 데다 층수 변경으로 GBC의 랜드마크로서의 가치가 하락하는 만큼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서울시, 층수 변경 외에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더 이상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현대차그룹의 갈등이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마지막에는 누가 웃게 될지도 점점 더 궁금해집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