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광명 오토랜드서 EV9 미국 생산 반대 시위

현지 생산 통해 미 IRA 대응…가격 경쟁력 강화

노조 “단협 위반, 해외 병행 생산 시 노사 합의해야”

기아 노조가 지난 3일 오토랜드 광명 본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독자 제보

전기차 SUV인 EV9의 미국 내 생산을 두고 기아와 기아 노동조합이 갈등을 빚고 있다. 사측은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지 생산에 나섰지만, 노조 측은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행위이자 단체협약(단협) 위반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전날 경기 광명시 소하동 기아 오토랜드에서 EV9 미국 생산 관련 반대 시위를 벌였다.

건물 내 벽에 스프레이로 경영진을 비난하는 시위 문구를 적는가 하면 이를 막아서려는 직원들과 몸싸움도 벌였다.

기아 노조가 지난 3일 오토랜드 광명 본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독자 제보

앞서 기아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EV9을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기아가 미국에서 전기차를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는 EV9를 현지 생산하기 위해 2억 달러를 투자하고 고용도 200여명 증원했다.

기아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해 인기 모델인 EV9의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IRA에 따라 미국 내 현지 조립, 현지 부품 장착 등을 조건을 충족시킨 전기차는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 수준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말 미국에 출시된 EV9은 지난달 2187개 팔리며 월간 최다 판매를 기록하는 등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기아 노조가 지난 3일 오토랜드 광명 본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독자 제보

반면 노조는 EV9의 미국 생산이 내 생산 모델을 해외에서 병행 생산할 때 노사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단협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V9은 그간 광명 오토랜드에서 100% 국내 생산되고 있었다.

노조는 기아 광명 오토랜드 건물 내 벽에 “우리는 최근 사측이 국내 공장 물량을 해외 공장으로 빼돌리는 중대한 행위를 저질렀음을 확인했다”며 “이는 노조와 체결한 단협 위반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배신행위로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이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기아 노조가 지난 3일 오토랜드 광명 본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독자 제보

이 밖에도 “노사 관계를 파멸로 이끄는 사측에 엄중 경고한다. 동네 똥개도 자기 밥그릇은 지킨다”, “사측의 이기적인 행태를 고발한다. 국내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을 해외로 빼돌리는 것은 국내 노동자를 죽인다”는 내용의 대자보들도 붙였다.

또한, 벽에 붉은 스프레이로 “고용안정 저해하는 유철희(기아 오토랜드 광명 전무) 꺼져”, “의선아(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나와라” 등 내용을 적으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기아 노조가 지난 3일 오토랜드 광명 본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독자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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