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장 확대는 생존을 위한 숙명이다.”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이 올 초 발표한 신년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글로벌 사업 확장 의지다. 국내 보험시장은 저출산·고령화 등의 여파로 성장 한계에 직면해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과포화 상태라는 지적이 나올 만큼 신규 고객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출혈경쟁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 사장이 성장성 한계에 직면한 보험업계의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주목한 게 바로 해외시장이다. 이 사장은 삼성화재 공채 출신으로 경영, 전략, 영업 등 다양한 커리어를 갖춘 인물로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안을 들여다볼 때 냉철하게 핵심을 파악하면서 미래에 대한 고민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 초 경영전략을 세우면서 글로벌 확장을 강조했다. 국내 시장에만 머물러서는 성장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다른 보험사들이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정공법을 주로 활용하는 것과 다르게 지분투자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른바 ‘인오가닉’ 전략이다. 인오가닉 전략은 직접 경쟁력을 키우기보다는 지분투자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사장 주도 아래 삼성화재는 해외 현지 기업에 투자하는 인오가닉 방식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동남아 시장에서는 디지털 역량을 기반으로 입지를 확대해나간다는 전략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6개 해외법인(싱가포르·베트남·유럽·인도네시아·미국·아랍에미리트)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1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05억원) 대비 7%가량 확대됐다.

법인별로 살펴보면 싱가포르 법인이 전년 동기 대비 4.8% 늘어난 51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해외법인 가운데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다. 이어 베트남 법인이 11% 오른 2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유럽법인의 경우 26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1년 전보다 18.4% 규모가 줄어들었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흑자 전환에 성공, 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미국과 아랍에미리트법인은 각각 1억원, 2300만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동남아 법인을 중심으로 순이익 성장세가 나타난 모습이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은 여전히 보험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인 만큼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유럽 등에서는 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1위 삼성화재의 입지를 고려하면, 해외법인들의 순익 규모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문화 사장이 글로벌 영토 확장에 기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최근 해외에 직접 법인을 설립하는 방식보다는 현지기업에 지분투자를 하는 등 ‘인오가닉’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017년 베트남 국영기업인 베트남석유유통공사가 설립한 업계 5위 피지코 지분을 인수했다. 2019년에는 영국 캐노피우스에 투자를 하며 전략 주주로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으며, 2020년에는 추가 투자를 단행하며 협업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2021년에는 캐노피우스 USA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삼성화재는 중국에는 텐센트와 합작법인을 두고 있지만, 지분율이 37% 수준으로 삼성화재 종속법인은 아니다.

삼성화재는 동남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성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특히 아시아시장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금융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삼성화재의 디지털 역량을 기반으로 입지를 공고디 다져가겠다는 계획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기존의 해외 진출 사업 영역을 넘어, 경쟁력 있는 초장기 리스크 관리 역량과 글로벌 수준의 디지털 영업 프로세스 등을 바탕으로 다양한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경영 성과의 안정성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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