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주가가 고공행진 하면서 엔비디아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서학개미가 늘고 있다./사진=로이터 엔비디아 주가의 고공행진 속 하락에 베팅하는 서학개미들이 늘고 있다. 주가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주가를 반대로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 투자 규모를 늘리면서 당장 손실 규모도 커지고 있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전날 기준 한 달간 ‘티렉스 2배 인버스 엔비디아(NVDQ)’ ETF를 1011만7749달러(139억20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ETF는 엔비디아 주가 하락장에 두 배 수익률을 지급하는 상품으로 순매수 상위 종목 50위권 밖에 있다가 이달 46위로 진입했다.

최근 엔비디아 고점론은 힘을 얻는 모양새다. 구글·AMD 등 미국 빅테크 8곳이 엔비디아 과점을 깨기 위해 ‘반엔비디아 AI(인공지능) 칩 연합’을 결성하는 등 미국 빅테크들이 AI 반도체 경쟁에 가세하면서다.

또 오는 10일 액면분할을 앞두고 주가가 1000달러를 돌파하자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단기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엔비디아 주가를 역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ETF에 베팅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수익률은 서학개미의 기대와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NVDQ ETF는 전날 기준 1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44.16%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86.98%에 달할 정도로 낙폭이 깊다. 이처럼 수익률이 곤두박질친 것은 올해 엔비디아의 주가가 줄곧 상승세를 나타내면서다. 올해 초 481.68달러에 시작한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3일 기준 1150달러까지 치솟으며 올해 들어서만 140% 가까이 뛰었다.

김수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은 액면분할을 앞두고 나타났던 오버슈팅(일시적 주가 급등)에 의한 단기 차익 실현으로 판단한다”며 “인버스 ETF는 단기가 아닌 장기 투자로 가져가기에는 위험한 상품”이라고 지적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1분기 호실적과 출시를 앞둔 슈퍼칩 ‘블랙웰(Blackwell)’의 수요 공백 우려를 불식시키며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보인다. 지난달 29일 나스닥에서 종가 기준 1148.25달러까지 올랐던 엔비디아는 이틀간 조정을 거쳐 지난달 31일 1096.33달러까지 내렸다.

이후 엔비디아와 AMD는 지난 3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전날 열린 테크 엑스포 ‘컴퓨텍스 2024’ 개막을 전후로 나란히 새로운 칩을 공개했다. 대만 주요 매체들은 엔비디아는 내년과 2026년에 차세대 AI GPU(그래픽 처리장치)를 각각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1150달러로 상승하며 장을 마치며 전장 기준으로 4.9% 급등, 3거래일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서학개미가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전문가들은 AI 성장세를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엔비디아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2030년까지 AI와 사물인터넷으로 시장은 1조달러로 그 어떤 시기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엔비디아는 매출과 장기 이익 증가를 고려하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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