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우리나라 제약기업들이 글로벌 최대 제약바이오 전시회로 꼽히는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 집결했다. 이를 통해 위탁개발생산(CDMO) 등 분야에서 미국 시장 비중을 확대할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각종 의약품.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픽사베이]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바이오USA가 이달 3일부터 6일까지(현지 시간) 나흘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고 있다. 바이오USA는 미국 바이오협회(Biotechnology Innovation Organization·BIO) 주관으로 전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모여 신약을 소개하고, 투자 유치나 기술 수출·도입 등의 비즈니스를 하는 행사다. 1500여 이상의 기업과 2만명 이상의 인원이 방문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행사에 국내 기업들도 대대적으로 참여한다. 총 47곳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다. 이중 CD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반사이익을 거둘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의 생물보안법(Biosecure Act) 때문이다.

해당 법안은 미국 의회가 선정한 중국 바이오 기업과 거래를 제한하는 것이 골자인데, 미국과 무역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 정부가 기조에 따라 제약 시장에 타격을 줄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국민들의 유전 정보가 중국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틱톡 모회사인 중국기업 바이트댄스의 미국 퇴출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미국 의회에선 올해 1월 말 생물보안법안이 발의됐고, 상원 국토안보위원회에서 3월 법안이 통과됐다. 생물보안법에 포함된 기업은 중국 우시앱텍과 우시바이오로직스, BGI 등이다. 이들 회사는 올해 바이오USA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바이오협회 등에 따르면 BIO 주관 설문 조사 결과, 응답 기업 124개사 중 79%가 중국에 기반을 둔 CDMO 또는 중국이 소유한 제조업체와 최소 1개 이상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우시앱택이 북미 시장에서만 거둔 매출은 약 169억6500만위안(한화 약 3조2000억원)이고,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약 79억9000만위안(한화 1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 제약사들의 운신이 제한된 틈을 타 우리나라 제약업계는 그 빈자리를 노리고 있다.

12년 연속 바이오USA에 참가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다양한 콘텐츠·이벤트를 통해 파트너사를 물색 중이다. 약 42평(139㎡) 크기의 부스를 설치, 고객맞춤형 위탁개발(CDO) 서비스와 항체·약물 접합체(ADC) 포트폴리오 확장 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완공한 세계 최대규모 의약품 생산 시설 4공장(생산 규모 18만L)과 내년 준공되는 5공장(78만L)을 홍보함으로써 CDMO 경쟁력을 선보인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번이 세번째 참가다. 회사는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에 증설 중인 ADC 생산 시설과 더불어 올해 3월 착공에 들어간 인천 바이오 캠퍼스 1공장(12만L)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이 두 시설의 제조 전략으로 ADC 생산력을 자랑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의 경우 핵심 인력들이 다수의 원료물질을 기술 이전한 경험이 있고, 그중 5개는 상업 승인을 받는 등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ADC 생산 시설도 내년을 목표로 가동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바이오USA에 가장 오랜동안 참가해온 기업은 단연 셀트리온이다. 2010년부터 15년간 매해 참가한 경험을 토대로 복제단백질의약품(바이오시밀러)을 포함한 ADC와 항체 신약 등에 대한 CMO 사이트를 추가하고 향후 공동 개발을 위해 파트너사를 찾고 있다.

셀트리온은 세계 유일의 인플릭시맙 성분의 피하주사(SC) 제형인 ‘짐펜트라’를 미국에 출시했다. 또한 올해 5월 바이오시밀러 최초로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판매 특허를 획득한 ‘옴리클로’를 전시회에 내놓는다. 이를 바탕으로 오픈이노베이션 사업과 클러스터 네트워크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SK바이오팜·SK바이오로직스 역시 만반의 준비를 했다. SK바이오팜은 미국에서 판매 중인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세노바메이트)’ 마케팅에 무게를 두되 기업 선전에도 집중한다. 이를 위해 표적단백질분해(TPD) 기술 관련 발표를 진행한다. TPD는 질병과 관련된 표적 단백질(Targeted protein)을 직접 분해하는 차세대 플랫폼인데, 세포 내 표적에 대한 특이성이 높고 단백질 발현 감소를 유도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장티푸스·대상포진 등 자사 백신과 관련해 글로벌화 발판을 모색한다. 회사는 자체 개발 백신과 파이프라인, 생산시설, 연구개발(R&D) 기술력 등을 알리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해외에서의 인허가 후 판매, 공동 연구 등 협업 기회를 보고 있다.

SK 관계자는 “SK그룹 관계사로는 처음으로 SK바이오팜과 공동관을 개설해 주요 파이프라인과 기술력을 소개하고 있다”며 “뇌전증 신약을 포함해 주요 백신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신규 파트너십 체결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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