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가 해외법인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에 6800만달러에 달하는 증자를 완료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예고했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흑자 전환이라는 목표도 세웠다. 여전히 매각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베트남 시장이 매각 작업에 동기부여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2018년 이후 최대규모 수혈… “본격 사업확장”

롯데카드는 지난 5월2일 베트남 법인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에 6800만달러(약 937억원) 규모의 증자를 완료했다. 앞서 3월29일 이사회를 열고 베트남 현지 법인에 대한 해외 직접투자를 승인, 5월2일 증자 대금 입금을 완료했다. 이는 베트남 사업을 시작한 2018년 이후 최대 규모로 본격적인 베트남 사업 확장을 위해 이뤄졌다.

롯데카드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2018년 3월 베트남 ‘테크콤 뱅크’ 소유의 ‘테크콤 파이낸스’ 지분을 100% 인수, 국내 카드사 처음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포화 상태인 국내 금융시장에서 벗어나 성장 잠재력이 높은 베트남 금융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한다는 전략에서다.

이후 테크콤 파이낸스의 사명을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으로 변경하고 개인신용대출을 시작으로 현지 소비자금융 사업을 시작했다. 이듬해 4월 본격적인 신용카드 영업을 개시한 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와 제휴·법인카드 등을 내놨다. 현재 자동차할부금융, BNPL(선구매 후결제) 서비스까지 사업을 키웠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이번 증자는 롯데카드의 축적된 현지 경험과 차별화 역량을 바탕으로 베트남 사업이 지속 성장이 가능한 수준으로 안정화되었다는 자체 평가에 따른 것”이라며 “이번 투자금은 사업구조 개편 기반 마련, 영업자산 확대에 따른 운영자금 등 안정적 성장 여력을 확보하는 데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의 베트남 현지 법인인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이 베트남 전자지갑 회사인 ‘잘로페이’와 함께 BNPL 서비스 출시를 위한 전략적 업무 제휴 협약식을 가졌다./사진=롯데카드

“올해 흑자전환 간다”… 매각에 힘 보탤지는 미지수

물론 여전히 갈길은 멀다.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은 2020년 169억원 적자를 기록하다가 2021년과 2022년 각각 131억원과 101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124억원의 손실을 냈다. 다만 해외진출 초반에 사업기반 구축을 위한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이번 대규모 수혈이 흑자 전환의 물꼬를 트게 할 것이란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이에 일각에서는 롯데카드가 국내시장을 벗어나 베트남에서 몸값 높이기에 돌입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롯데카드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2022년 9월 롯데카드 매각을 시도했지만 몸값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으며 여전히 매각 작업은 안갯속이다. 당시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매각 희망가는 3조원으로 전해진다.

국내 실적이 반토막 난 점도 해외사업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롯데카드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249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54.9% 감소했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카드 등 7곳 전업 카드사 가운데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감소한 현대카드(-9.9%), 우리카드(-36.6%)와 비교해서도 감소폭이 가장 크다.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하자 MBK파트너스는 자회사를 쪼개 분리 매각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4월 롯데카드의 자회사 로카모빌리티를 맥쿼리자산운용에 매각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롯데파이낸스베트남도 분리해 매각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올해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우량자산 확대를 가속화해 베트남 소비자금융 시장에서 안정적 사업 확장 및 자산 건전성을 개선하고, 중기적으로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는 등 현지에서의 본격적인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