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 /홈플러스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할 매각으로 쪼개팔기 돌입했다. 일괄 매각이 어려울 시 추가 쪼개기 가능성도 예측된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을 위해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대형 유통기업뿐 아니라 쿠팡, 알리익스프레스 등 국내외 이커머스 업체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했으나 부진한 실적으로 9년째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못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매출 6조9314억원, 영업손실 1994억원을 기록했다.

MBK파트너스가 이른바 쪼개기 매각에 나선 것은 7조원 규모 기업을 통째로 매각하기엔 덩치가 큰 것도 있지만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특히 ‘알짜’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SSM을 먼저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최근 2년간 연평균 80%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퀵커머스 사업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구체적인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프익스프레스만 놓고 봤을 때 지난해 매출 1조2000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1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한다.

전국 315개 매장 중 약 75%인 235개 점포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핵심 상권이나 주거지역 등에 다수 위치해 입지도 대체로 좋다. 네이버, 배달의민족, 부릉 등과 파트너십을 맺어 퀵커머스 경쟁력과 수익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일각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와 쿠팡 등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는다. 지난해 초부터 한국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 알리익스프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해 도심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거나, 쿠팡이 오프라인 진출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쿠팡과 알리 측은 “전혀 논의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한 GS더프레시, 이마트에브리데이, 롯데슈퍼 등 기존 SSM도 인수 주체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와 점유율을 20%씩 나눠 현재 4강 체제를 이루고 있다. 이들 중 누구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면 단숨에 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지만 독과점 규제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한 기업의 매출 점유율이 50%가 넘으면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본다. 이 경우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경쟁 제한 우려 등 이유로 기업결합을 불허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점포를 줄이고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어 수조 원을 들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괄 매각이 어려울 시 분할 매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빅3 중 인수가 어려울 경우 지방에 기반을 둔 중소마트나 식자재마트 등에 지역별로 쪼개 파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같은 분할 매각은 인수자를 찾는 데는 용이하지만 결국 처지 곤란한 점포만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매각으로 확보된 자금은 이미 성장성이 검증된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전환을 확대하고 온라인 배송 인프라와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는 데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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