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달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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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증권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핵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처를 늘려야 하는 만큼 삼성전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5일 밝혔다.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할 여력도 크다고 평가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삼성전자 HBM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한 점에 주목했다. 황 CEO가 최근 보도됐던 삼성전자의 HBM3(4세대 HBM)와 HBM3E(5세대 HBM)가 발열 문제로 엔비디아 제품 테스트에 실패한 사실을 부인했기 때문이다. 황 CEO는 또 앞으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모두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할 것이라고도 했다.

삼성전자가 HBM3E 8단을 올해 2분기 중으로, HBM3E 12단을 하반기에 출하하겠다고 밝혔던 상황에서 다시 기대감을 키울 수 있는 발언이었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 ÷ 순자산)이 역사적 평균 미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HBM 악재로 인한 하방 압력보다 HBM 제품 테스트 성공에 따른 업사이드(상승 여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시장 상황이 유리해졌다고도 봤다. ▲2025년까지 HBM 공급이 부족한 점 ▲엔비디아를 비롯한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들이 HBM 공급처를 다변화하려는 점 ▲HBM 테스트 업체가 다양해질 수 있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우선 2025년 엔비디아의 블랙웰 울트라, AMD의 MI350 시리즈가 나오면 HBM 탑재량이 많이 늘어난다. 박 연구원은 “2025년 HBM 수요는 전년보다 97% 증가한 22억3000만GB로 추정한다”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같은 해 출하량이 12억5000만GB로 예상돼 수요가 공급을 많이 초과하는 만큼 삼성전자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박 연구원은 또 “현재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하는 업체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있지만, 두 회사의 생산능력으로 수요를 충당하기에 역부족”이라며 “가격협상력도 (생산능력이 앞서는) SK하이닉스에 있어 HBM 고객사 입장에선 공급처 다변화 수요가 클 것”이라고 했다.

박 연구원은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 ‘CoWoS’ 생산능력을 TSMC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도 갖추는 것도 삼성전자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HBM 제품 테스트를 TSMC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TSMC와 삼성전자의 치열한 경쟁 구도를 고려하면 ‘TSMC가 테스트를 맡아 유연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삼성전자 현직 연구원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부터 ASE와 AMKOR의 CoWoS 라인이 가동되고 있다”며 “HBM 테스트 업체가 다양해지면 삼성전자에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신영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0만원을 유지했다. 목표주가는 삼성전자의 전날 종가(7만5300원)보다 32.8%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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