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를 사들이는 개인투자자들이 크게 늘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올해 개인투자자 채권 순매수 규모가 4조원을 넘기는 등 매수 열풍이 뜨겁다. 개인들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발생한 미매각 물량까지 사들이며 채권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들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순매수한 회사채 규모는 4조3866억원에 달했다. 이는 은행(3조6463억원) 기타법인(4조2309억원) 상호금융사(2조2371억원)의 순매수 규모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개인들이 올해 들어 사들인 물량은 회사채 전체(13조1172억원)의 33%다.

개인의 채권 투자 급증은 채권 금리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인식과 채권 가격이 저점 수준이라는 판단에서다. 낮은 가격에 채권을 사서 높은 가격에 매도해 자본차익을 누리려는 셈법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하반기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5월 한 달 동안 채권 개미들은 국내 시장에서 총 6680억원어치 회사채를 순매수했다. 은행(8317억원) 기타법인(8041억원) 다음으로 매수금액이 컸다.

개인은 BBB급 회사채도 대기업 계열사라면 매수에 적극적이다. 기업 역시 미매각(수요예측에서 목표 물량에 주문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 발생할 바엔 더 높은 금리를 지불하고서라도 수요를 채우기 위해 리테일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에게 물량을 넘기는 모습이다.

최근 푸본현대생명 후순위채가 대표적이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3월만 해도 5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미매각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두 달 뒤 다시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면서 희망 금리 밴드를 6.8~7.0% 수준으로 높이고 월 이표채 조건도 추가했다. 이는 두 달 전보다 0.002~0.00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그 결과 푸본현대생명 후순위채에는 목표 수요인 7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자금이 몰렸다. 실제 700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수요가 증권사 리테일 관련 부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토지신탁 역시 지난 3월 수요예측에서는 미매각을 기록했지만 이후 추가 청약에서는 리테일 수요에 힘입어 완판에 성공했다.

6월 수요예측을 앞둔 민간 석탄발전사업자 삼척블루파워 역시 기관투자자들은 반(反)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부담으로 선호하지 않는 기업이지만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고금리 채권으로 인기가 높다. 삼척블루파워는 오는 6월17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마치고, 6월 25일 발행을 목표로 한다.

삼척블루파워는 지난 2019년부터 꾸준히 공모채 시장을 찾아온 정기 발행사지만 최근 연이어 미매각을 기록 중이다. 2020년만 해도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600억원을 모으며 공모액을 뛰어넘는 주문을 받기도 했으나, ESG 관련 이슈가 불거지면서 자본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실제로 2021년 6월, 2022년 4월 회사채 발행에서는 주문이 단 한 건도 없는 등 전액 미매각을 맞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점차 수요예측 참여금액이 소폭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9월 회사채 발행에서는 3년물 205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서 240억원의 주문이 들어오기도 했다. 이후 추가 청약에서 개인들을 위한 증권사의 주문이 접수되면서 미매각 물량이 50억원까지 줄기도 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예금 금리가 빠르게 내려가고 있고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작년보다 커진 상황”이라며 “채권 투자 막차를 타려는 개인이 고금리 채권을 찾으면서 리테일 채권 수요가 늘고 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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