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차혜미 기자] ‘코미디 빅리그’ 마저 인사를 고했다. 9월 방송을 끝으로 ‘코빅’은 휴식에 돌입한다. 9월 방송이 끝나면 이제 한국에 남아있는 공개 TV 코미디프로그램은 없다.

tvN ‘코미디 빅리그'(이하 ‘코빅’)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4일 ‘코빅’ 측은 TV리포트에 “9월 13일 방송 이후 코미디에 대한 새로운 포맷과 소재 개발을 위해 휴지기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코빅’은 9월 5일 마지막 녹화를 진행, 9월 13일 최종회를 방송한다.

지난 2011년 9월 첫 방송을 시작으로 무려 12년 동안 시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졌던 ‘코빅’이다. 현재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코미디언들을 대거 배출함은 물론 수 많은 레전드 코너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쿼터제로 진행됐던 ‘코빅’은 최근 계속된 시청률 하락으로 지난달 토요일에서 수요일로 편성 변경을 했다. 지난 4월 일요일에서 토요일로 이동 이후 두 번째 편성 변경을 감행했으나, 결국 휴지기를 맞이하게 됐다.

지난 2017년 SBS ‘웃찾사’, 2020년 KBS ‘개그콘서트’ 폐지 이후 프로그램의 명맥을 이어온 유일한 프로그램인 ‘코빅’이기에 코미디계에서 가지는 입지가 컸다. ‘코빅’ 마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면 방송계에서 공개 코미디가 가지는 힘이 부족해질 수 밖에 없다.

최근 ‘유튜브 전성시대’라고 불릴 만큼 방송가에서도 우후죽순 웹 예능을 만들고 있다. 연예인들은 소셜 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을 만들듯, 유튜브 계정을 개설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코미디언의 절반 이상이 유튜브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유튜브가 발표한 ‘2022년 인기 동영상 및 크리에이터 결산’에 따르면 숏박스가 2022년 구독자 수 변동을 기준으로 한 인기 크리에이터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숏박스는 8월 4일 기준 현재 25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숏박스에 나오는 3인이 모두 코미디언이다. 김원훈과 조진세는 각각 KBS 공채 개그맨 30기, 31기, 2021년부터 숏박스에 합류한 엄지윤 역시 KBS 공채 개그맨 32기 출신이다.

이들 외에도 피식대학의 김민수·이용주·정재형, 킥서비스의 정진하·박진호, 싱글벙글의 김두현·최지명·이유미, 쉬케치의 박소라·황정혜 등 여러 코미디언들이 유튜브에서 활동 중이다.

설 수 있는 공개 코미디 무대가 사라진 것도 한 몫하겠지만 방송 심의, 규제 등 다양한 시도가 어렵다는 한계 또한 유튜브가 해소시켜주기에 유튜브로 몰리는 것이다. 평론가 역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코미디언들의 유튜브 등장에 대해 “지상파에 존재하는 각종 규제로부터 자유롭고, TV처럼 시청자 층이 폭넓지 않아 윤리적 비난에 대한 부담 없이 자유로운 개그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유튜브에서도 성공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현재 유튜브 내 스케치 코미디 채널만 190개 이상으로 코미디언은 물론 일반인까지 스케치 코미디 채널에 자리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성공하는 코미디언도 있는 반면에 유튜브에서도 자리 잡지 못하는 코미디언들도 있다.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없어지면 안 되는 이유다.

다행히 ‘코빅’은 재정비 후 다시 돌아올 것을 전했다. 다만, ‘코빅’으로 돌아올지 또 다른 이름의 공개 코미디로 올지 아무도 모른다. KBS에서도 지난 5월 말 연말 신규 코미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개그콘서트’가 막을 내린지 3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우리는 과거 일주일의 마지막을 마무리했던 ‘개그콘서트’의 엔딩 곡을 기억한다. ‘코빅’이 끝나면 남아 있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없지만 이는 마침표가 아닌 쉼표인 것도 안다. 이것 만으로도 전 국민의 ‘웃을 일’을 책임졌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없어져선 안되는 이유다.

차혜미 기자 chm@tvreport.co.kr / 사진=SBS, KBS,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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