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겟, 신혜
타겟, 신혜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데뷔한지 벌써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보여주고 싶은 게 많단다. 영화 ‘타겟’을 차기작으로 선택한 이유 역시 이 때문이었다. 이전에 보여주지 않은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자가복제를 경계하고 신선함에 도전하는 게 자신의 연기 가치관 중 하나라는 배우 신혜선이다.

30일 개봉하는 ‘타겟'(감독 박희곤·제작 영화사 피어나)은 중고거래로 범죄의 표적이 된 수현(신혜선)의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를 담은 스릴러. 신혜선이 데뷔 10년 만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스릴러 장르의 작품이다.

신혜선은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스릴러 작품이 안 들어왔었다. 사실 장르를 따져가면서 출연하는 건 아니었는데 유독 스릴러는 제안이 안 오더라.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만 많이 했었는데, 때마침 ‘타겟’ 제안이 들어와 흔쾌히 출연하게 됐다”는 합류 비화를 전하면서 “대본도 재밌었지만 우선 수현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다. 그전엔 어떤 특별한 능력이나 서사가 있는 캐릭터만 맡아 왔었는데, 그에 비해 수현이는 정말 무색무취의 인물이었다. 그동안 해본 적이 없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처음이고 평범하기에 어려운 지점도 있었다”라고 솔직히 밝힌 그는 “캐릭터성이나 서사가 확실히 부여되어 있으면 사실 감정적인 부분을 선택하는 건 어렵지 않은데, 이건 오히려 캐릭터성이 뚜렷하지 않으니 어려웠다. 내가 직접 만들어가야 하다 보니 쉽지 않더라. 일련의 사건들이 진행되어가면서 수현이의 불안감이 점점 쌓여 가는데, 처음으로 괴롭힘을 당했을 때와 두 번째로 당했을 때의 고통을 어떻게 나눠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개인적으론 그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연기했다”라고 캐릭터의 감정을 쌓아간 과정을 들려줬다.

평범하다는 건 동시에 현실과 맞닿아 있는 인물이라고도 할 수 있을 터. 수현을 연기하면서 발견한 닮은 점은 없었을까. 그는 “닮은 점은 없고 다른 점만 있었다”라고 운을 뗀 뒤 “일단 내가 겁이 많은 편이다. 혼자 있을 땐 벨소리만 울려도 깜짝 놀랄 정도다.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다. 간혹 촬영 때문에 혼자 숙소를 쓰게 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면 너무 무섭다. 사람이 무섭다기보단 혼자 있는 게 무서운 것 같다. 아무래도 평소엔 대가족끼리 살다 보니 가끔 혼자 있을 때도 있는데, 막상 혼자가 되면 무서워지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또 나보다 훨씬 용기가 있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는 것 같다”라며 “수현이는 자신이 부당한 일을 당하면 확실하게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친구이지 않냐. 반면 난 음식이 잘 못 나와도 말을 못 하는 성향이다. 그래서 같은 사기 피해를 당하면 그냥 넘어갈 것 같다. 배우라서 눈치가 보여 말을 못 한다기보단 그냥 용기가 없고 겁이 나서 말을 못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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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수현은 범인 ‘그 놈’의 괴롭힘으로 인해 여러 힘든 사건을 겪고 이로 인한 후유증까지 앓는 인물. 아무래도 피해자를 연기한 만큼 감정적인 소비도 컸을 것 같다고 걱정하자, 신혜선은 “사실 촬영을 끝내고 멋있게 ‘올라오는 감정 때문에 주체가 안 됐다’ 이렇게 말하고 싶었는데, 정말 아무렇지 않았다. 현장에 가면 스태프분들이나 선배들이 너무 잘 해주시고 속도도 빨라서 편하게 촬영했다. 휴가 가는 느낌이었다. 촬영 전엔 감정 소모가 클까 걱정하기도 했는데 집중이 잘 되고 편안한 분위기라 감정적인 소모는 전혀 없었다”라고 유쾌하게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다만 편안함과는 별개로 후회는 남는다”라고 소회를 전한 신혜선은 “항상, 매번 촬영이 끝날 때마다 그런 것 같다. 만족스러운 적이 없다. 또 요즘은 정해진 촬영 시간이 있어서 내가 마음에 드는 컷이 나올 때까지 끝까지 찍을 수 없지 않냐. 그러다 보니 요즘엔 계속 내려놓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마음에 안 들지만, 한 번 더 찍고 싶지만 현장의 분위기를 보고 내려놓는 중이다. 하나 그렇게 연습을 하더라도 막상 작품을 보면 아쉽더라. 여기서 조금 더 이렇게 해볼걸, 더 가볼 걸 아쉬움이 들고 내 연기밖에 안 보였다. 아무래도 영화를 더 객관적으로 보려면 한 번 더 봐야 할 것 같다”라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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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많은 노력 끝에 성공적으로 스릴러 도전을 끝마친 신혜선. 그의 다음 여정은 어디로 향할까. 신혜선은 “모든 장르를 다 해보고 싶은데, 요즘엔 코미디나 공포를 해보고 싶다. 귀신 나오는 공포 영화에 도전해 보고 싶다. 귀신은 무서워하지만 귀신 역을 맡으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다 알지 않냐. 그러면 조금 덜 무섭지 않을까 싶고, 대리 만족을 느끼기 위해 도전해 보고 싶다”라며 미소 지었다.

이어 한 가지 장르로 기억된다면 어떤 장르로 기억되고 싶냐는 물음엔 “휴먼 드라마 쪽에서 장점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큰 사건에 휘말리고 대단한 인물을 연기하는 것도 다 재밌고 좋지만, 결국 나와 제일 가까운 얘기를 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사람이 살아감에 있어서 오는 감정, 그게 가장 표현하기 어렵다 생각하는데 그만큼 재미도 있는 것 같다. 그런 장르를 잘하는 배우로 남고 싶다”라고 답하며, “연기를 하며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건 답습하지 않는 거다. 그래서 가끔 과거 작품도 본다. 난 한 명의 사람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자기복제가 나올 때도 있는데, 만약 이전에 했던 것과 비슷한 결의 작품이 들어오면 전작을 돌아보며 조금씩 차이점을 두려고 하고 있다. 물론 쉽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차이점을 두려 노력하는 편이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신혜선은 “벌써 데뷔 10주년이 됐더라. 지금까지 쉬지 않고 열심히 달려오긴 했지만, 이 정도로는 열심히 살았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엔 부족한 것 같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하지 않나 싶다”라고 겸손히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아이오케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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