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뉴스, 한 유튜버 영상 허락없이 활용해 빈축

‘미운 우리 새끼’부터 ‘유퀴즈’까지. 웹콘텐츠 영상, 내용 등 무단사용하는 예능들

내용을 베끼는 것을 넘어 유튜브 영상을 무단사용해 빈축을 사는 사례들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누구나 제작할 수 있고, 또 공유할 수 있는 웹콘텐츠의 저작권은 무시해도 되는 것이라 여기는 것일까. 웹콘텐츠를 향한 부족한 저작권 인식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브스뉴스는 지난 28일 “스브스뉴스 담당자의 착각과 판단 오류로 유튜버님의 댓글을 차단하는 일이 있었다”며 문제가 된 영상의 댓글에 사과글을 게재했다. 스브스뉴스는 최근 방송에서 봉준호, 방탄소년단, 손흥민 등을 언급하며 한국의 김밥이 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설명했었다. 이때 미국 대형 식품점에서 출시한 냉동 김밥이 엄청난 열풍을 일으켜 품절 대란까지 일어났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한 유튜버의 영상을 활용했다.

ⓒ스브스뉴스 영상 캡처 ⓒ스브스뉴스 영상 캡처

그러나 이 유튜버가 해당 영상에 댓글로 “저희 영상 사용 가능 여부 이메일로 문의하셨을 때 분명 저희가 영상 사용 조건을 정확히 말씀드렸는데, 싹 무시하시고 그냥 영상을 올리셨다”고 항의하면서 스브스뉴스가 해당 영상을 무단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스브스뉴스가 “댓글이 달린 후 메일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해당 유튜버님이 제시하신 여러 영상 사용 조건 중 스브스뉴스 담당자가 누락한 부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했다”고 해명하며 사과했다.

앞서는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은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의 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해 빈축을 산 바 있다. 지난 2020년 ‘유 퀴즈 온 더 블럭’ 제작진이 빠니보틀의 영상을 허락 없이 자료화면으로 활용했고, 논란이 되자 “방송 후 올라온 게시물을 확인하고 지난 14일 유튜버와 연락이 닿아 사용 허가를 받았다”고 알렸었다.

내용을 베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지난해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그룹 코요태 김종민과 코미디언 지상렬이 ‘사자와 호랑이 중 누가 더 강한가’를 두고 토론을 벌였는데, 이후 이 내용이 이말년과 주호민이 2018년 진행한 콘텐츠 ‘침펄토론’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제작진은 “방송에 나오지는 않았으나 촬영 현장에서 토론의 여러 가지 근거를 찾아봤다”며 “이 과정에서 이말년 작가의 유튜브 침펄토론 영상을 참조했다. 이 부분을 사전에 방송으로 고지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고 출처 표기 없이 내용을 참고한 것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유튜브는 누구나 영상을 게재할 수 있다는 이점으로 인해 방송국 PD 등 전문 인력들은 물론, 촬영과 편집이 가능한 일반인들까지.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돼 활동하는 곳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영상까지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를 가장 잘 인지하고, 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방송사들이 이를 무시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더욱 큰 실망감이 이어지고 있다.

유튜브는 물론, 트위터 또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개인의 글이 빠르게 확산되며 ‘밈’이 되는 사례들이 잦아지고 있다. 각종 드라마, 예능, 웹콘텐츠들이 이를 적극 활용하기도 하는데, 이 역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과거 방탄소년단의 RM이 SNS에 본 글을 가사에 썼다가 표절 지적을 받은 바 있는 것처럼, SNS에 게재된 글이나 영상 역시도 엄연한 창작물이라는 사실을 창작자들에게도 미처 인식하지 못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수년 전 한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큰 엄마한테 납치당함’이라는 제목의 짧은 글에서 시작한 영화 ‘큰엄마의 미친봉고’도 아이디어 표절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 글에 담긴 ‘큰 엄마가 우리 엄마랑 작은 엄마랑 사촌언니 동생들 해서 여자 가족들한테 읍내 장 보러 가자고 봉고차에 태우더니 지금 고속도로 달리심. 우리 강릉 간다’라는 글의 내용을 줄거리로 활용했는데, 이후 원작자가 나타나 아이디어 표절 의혹을 제기한 것. 이에 제작진이 글쓴이를 찾아 아이디어 출처 공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원만한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미 만연하게 사용되는 유행어 등을 활용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진 시대, 저작권 의식마저 흐려지지 않도록 창작자들의 더욱 세심한 노력도 필요해진 시점이라는 것. 한 방송 관계자는 “젊은 층의 이목을 끌고, 또 유쾌함이나 현실감을 배가하기 위해 밈을 활용하는 경우들이 많은데, 이를 무단으로 그대로 차용할 경우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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