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 “본업은 가수, 연기로 그룹 활동에 피해주고 싶지 않아”

SF9 로운, 데뷔 7주년 팬콘서트 불참

더 이상 ‘연기돌’에게 자신의 뿌리인 그룹의 정체성은 떼어내어야 할 꼬리표나 뛰어 넘어야 할 장애물이 아니다.

ⓒSM엔터테인먼트, 데일리안 ⓒSM엔터테인먼트, 데일리안

과거 아이돌 그룹이 연기에 도전 할 땐 많은 편견에 부딪치고 날카로운 평가를 들어야 했다. 이는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돌이라는 이유로 갑자기 주, 조연을 맡아 극의 몰입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연기력 논란이 자주 도마 위에 오른 탓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연기력 논란으로 질타를 받는 연기돌을 찾아보기 힘들다. 연습생 때부터 연기 레슨을 받고, 데뷔 후에도 연습을 철저히 해 대중 앞에 선다. 전 세계를 횡단하는 살인적인 그룹 활동 속에서 연기까지 완벽하게 해내는 연기돌은 후배 아이돌 그룹에게 귀감이 되며, 대중과 팬덤 두 영역을 확실하게 제 편으로 만든다.

대표적인 예는 엑소의 디오다. 지난 2014년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로 안방극장에 데뷔한 도경수는 tvN ‘백일의 낭군님’, KBS2 ‘진검승부’ 영화 ‘카터’, ‘순정’, ‘신과 함께’를 거쳐 대작 ‘스윙키즈’, ‘더 문’까지 주연을 맡았다.

디오는 배우로 활동할 때 도경수라는 이름을 쓰고 있으나, 정작 본인은 굳이 정체성을 나누지 않고 애정, 활동 분배를 고르게 가져가고 있다. 엑소 완전체와 자신의 솔로 앨범까지 발표하며 가수와 배우의 두 영역을 충족시켰다. ‘스윙키즈’ 촬영 당시, 엑소 월드 투어를 하면서 탭댄스를 배우고 촬영까지 완벽하게 마친 일화는 유명하다.

가수와 배우를 병행하는 스케줄 속에서도 팀 활동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칭찬에 디오는 “배우이기도 하지만 가수가 본업이고, 그룹 활동이기 때문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엑소를 자신 인생의 첫 시작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애정이 크고 깊다. 그는 “엑소로 인해 지금 모든 걸 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첫 시작을 함께한 사람들한테 피해를 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 결과 디오는 케이팝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이제는 누구도 이견 없는 ‘충무로의 미래’가 됐다.

도경수 뿐 아니다. 소녀시대 윤아, 수영, 2PM 준호, 인피니트 엘, 아스트로 차은우 등 배우 활동을 하면서 언제나 팀에 대한 고마움과 향후 의지를 강하게 어필한다. 본업을 향한 애정과 활동 기반이 바탕이 돼 있으니 팬덤도 자신의 아이돌이 영역을 확장해 대중, 나아가서 전 세계 팬들에게 배우로 사랑받는 일에 자부심을 느낀다.

이러한 흐름이 형성된 까닭에, 팀 활동을 대부분 불참하며 배우 활동만 이어가고 있는 연기돌은, 다른 의미로 눈에 띌 수 밖에 없다. SF9 로운이 팀은 제쳐두고 배우 활동에 집중하고 있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질타를 받았다.

2017년부터 연기를 시작한 로운은 배우로 2019년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드라마 자체는 시청률이 높지 않았지만 로운은 배우로서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JTBC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KBS2 ‘연모’, MBC ‘내일’, JTBC ‘이 연애는 불가항력’까지 안방극장 주연 자리를 꿰찼다.

배우로서 승승장구 하는 사이, S9F 활동 불참은 잦아졌다. 2020년에는 허리 디스크를 앓고 있어 배우와 그룹 활동을 모두 이어가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빠지며 팬들의 양해를 구했지만, 오랜 시간 로운을 무대 위에서 보는 일은 쉽지 않았다.


결국 10월 예정돼 있는 두 번째 팬 콘서트 ‘2023 SF9 팬-콘 원데이 프로젝트 OF9-언락 판도라-in 서울'(2023 SF9 FAN-CON ONE DAY PROJECT OF9 -unlock FANDORA- in Seoul)까지 무대에 오르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원망 섞인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팬 콘서트는 데뷔 7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맏형 영빈, 인성이 제대 후 복귀하는 공연이다. 팬들 입장에서는 군 복무 중인 재윤을 제외하고 8명이 함께 하는 무대로, 오랜 만에 완전체에 가까운 SF9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품었기에 아쉬울 수 밖에 없다.

SF9을 들여다보면 로운만 바쁜 것도 아니다. 다른 멤버들 역시 드라마, 뮤지컬, 솔로 앨범 등 개인 활동을 소화하며 본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 속 이들은 로운이 무대에 선 버전과 아닌 버전 모두 동선을 숙지해야 한다.

찬희의 경우 SF9 이 갓 데뷔했을 때부터 현재까지 드라마, 예능, MC, 영화를 넘나들고 있지만 팀 활동에 빠진 적은 손에 꼽는다. 엠넷 ‘킹덤: 레전더리 워’ 출연 당시 찬희는 드라마 미니시리즈 주연도 고사하고 SF9으로서 참전하기도 했다. 당시 로운은 드라마 촬영으로 ‘킹덤’ 일부 무대에만 올랐다.

팀 활동 의지에 대한 코멘트가 로운의 입에서 나오지 않은지 오래되면서 자연스럽게 일각에서는 배우의 포지션을 가져가기 위한 선택과 집중 아니겠냐는 눈초리다.

여기까지 오게 된 결과물에 소속사와 개인의 속사정이 있겠지만, 말해주지 않는 한 팬덤은 보고 느끼는 것만으로 로운을 바라보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책임감과 무성의한 팀 활동으로 팬을 적으로 돌리면서 관심 밖으로 사라져간 연예인들을 수 없이 목격해 왔다. 많은 연기돌들이 자신을 응원해 주는 팬덤 없이 현재의 자리에 올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책임감과 성의 등 당연한 것들을 요구하는 팬덤의 지지를 외면으로 돌리는 어리석은 행보는 누구에게도 득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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