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치열한 2, 30대를 지나 여유와 해결책을 찾은 40대 배우로, 강동원이 ‘유 퀴즈’를 통해 20년 연기 인생을 돌아봤다.

13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선 강동원이 게스트로 출연해 진솔한 매력을 뽐냈다.

강동원은 톱모델 출신의 배우로 모델 활동 당시 한국 모델 최초로 파리 프레타포르테 무대에 서는가하면 2002 대한민국을 뒤흔든 18인에 오르며 뜨거운 인기를 구가했다.

당시 파리 런웨이를 거절했다는 그는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그때 나는 이미 연기자가 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서 안 갔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모델 일을 할 때 아버지가 걱정을 많이 하셨다. 학교도 자주 휴학을 하고 하니 친구들에 비해 뒤처진다고 생각하신 거다”면서 “어릴 때 나는 운동하는 것만 좋아했지, 남 앞에 서는 걸 부끄러워하는 아이였다”라고 말했다.

톱모델에서 배우의 길을 걷게 된데 대해선 “모델 일을 서울 올라와 길을 걷다가 시작하게 됐다. 그땐 압구정에 가면 압구정에서 명함을 받고 신촌 가면 신촌에서 명함을 받았다. 명함을 아예 모았었다”며 “모델을 잘 하려면 연기 수업이 좋다고 해서 들었는데 첫 수업 때 바로 알았다. ‘난 연기자가 되겠구나’라고. 그 전까진 되고 싶은 게 없었는데 처음으로 되고 싶은 게 생겨서 열심히 했다”라고 비화를 전했다.

지난 2003년 ‘위풍당당 그녀’로 데뷔한 강동원은 영화 ‘늑대의 유혹’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전우치’ ‘의형제’ ‘검은 사제들’ ‘검사외전’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남 배우로 자리매김한 바.

그 중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찍고 유독 후유증에 시달렸다는 그는 “사형수 역할이라 직접 구치소로 가서 실제 사형수들을 만났다. 그러다 보니 인물에 너무 몰입이 된 것 같았다. 교도관 분들과도 얘기를 했는데 사형수들이 삶에 대한 미련 때문인지 걷다가도 한참 있다가 다시 돌아오곤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감독님께 그렇게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그때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매일 사형장에 끌려가는 꿈을 꿔서 매일 울면서 깼다. 깨면 늘 ‘연기를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싶었다. 한 1년 정도를 그랬다. 어떤 감정의 길이 하나 더 뚫린 느낌이었다. 전혀 몰라도 되는 감정의 길이 뚫리니 스스로 닫지 못하고 튀어나온 거다. 그때 정신과 상담을 받았어야 했는데 싶더라. 그땐 그런 개념이 별로 없었다”며 당시의 마음고생도 전했다.

“그간 출연작 중 본인의 성격과 가장 닮은 캐릭터는 뭔가?”라는 질문엔 “다 조금씩 내 안에 있는 걸 극대화해서 연기한다. ‘전우치’처럼 개구쟁이 같은 면도 있고 ‘의형제’처럼 진중한 모습도 있다”고 답했다.

40대 배우가 된 소감도 전했다. 강동원은 “40대가 넘어가면서 많이 여유로워진 것 같다. 화도 별로 안 난다. 예전엔 ‘이게 왜 안 되는 거야?’ 싶었는데 이젠 ‘더 열심히 하면 되지’ 싶다. 난 포기하는 걸 안 좋아한다. 스스로 ‘이 정도도 못해낸다고?’란 생각을 한다. 2, 30대는 정말 치열하게 살았다. 경험이 쌓이고 해결책도 알아보니 확실히 여유가 생겼다”고 밝혔다.

그는 또 “만약 20대로 돌아갈 수 있다면 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안 가고 싶다. 그 힘든 시기를 다시 가야 하다니,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싶어서 못 돌아갈 것 같다. 다시 그걸 겪고 싶지 않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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