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유출됐던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 선수가 전 연인에 고소당했다. 황 씨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진 전 연인은 그의 사생활 영상을 유포한 유포자 A씨와는 다른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이자 전 연인의 고소

21일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피해자 측의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는 입장문을 통해 “피해자가 과거 잠시 황의조와 교제한 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당시나 그 후로나 민감한 영상 촬영에 동의한 바 없고 계속해 삭제를 요청했다””며 “당초 황 선수가 불법촬영을 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불법촬영한 영상을 (A씨가) 유포하기 전에 삭제했다면 피해자가 불법촬영으로 상처입고 유포로 두 번, 세 번 인격을 난도질당할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황의조. ⓒ뉴스1
황의조. ⓒ뉴스1

피해자 측은 “그런데도 (황 선수는) 잘못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대신 언론을 통해 ‘전 연인과 합의 하에 촬영된 영상’이라는 거짓말을 함으로써 피해자 마음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트라우마를 남겼다”며 “피해자는 언론 보도를 접하기 직전까지도 불법촬영 피해를 입었다는 입장조차 표명하지 못했다. 여전히 불안하고 힘겨운 상황이지만 이제 잘못을 바로잡고 더 이상의 피해를 근절하겠다는 간절함으로 입장을 밝힌다”고 밝혔다.

영상이 유출된 후 황의조가 피해자 측에 전한 것은 사과가 아닌 부탁이었다. 이 변호사는 “몇 달 전 황 선수가 피해자에게 연락을 해와 유포자(A씨)를 빨리 잡기 위해 (A씨를) 고소해달라고 요청했다”며 “피해자로서는 당혹스럽기 그지없었지만 유포자를 잡지 못하면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고 고심 끝에 유포자도, 황 선수도 정식으로 고소했다”고 전했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발생한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에서는 A씨가 범행을 부인했고, 황 선수는 그런 A씨에 처벌불원 의사를 밝혔으며, 황 선수에 대한 추가 범죄 의혹이 거론되기도 했다는 것이 피해자 측의 입장이다.

황의조의 입장

황의조. ⓒ뉴스1
황의조. ⓒ뉴스1

피해자 측이 입장을 발표하기 전날인 20일, 황의조는 정반대의 입장을 발표했던 바 있다. 황의조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대환은 “(해당 영상은) 당시 연인 사이 합의된 영상”이라며 “황의조는 현재 해당 영상을 소지하고 있지도 않고 유출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은 황의조가 영상 유출 피해자로 시작된 것”이며,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게 된 황의조의 과거 연인에 대해서 깊은 유감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포자 A씨는 지난 6월 자신이 황 씨의 전 연인이라며 ‘황 씨가 다수의 여성과 관계를 맺고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주장, 소셜 미디어에 다수의 사진과 영상을 게재했던 바 있다. A씨는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촬영물 등을 이용한 협박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됐으며, 황 씨 또한 성행위를 불법적으로 촬영한 정황히 포착돼 지난 18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았다.

한편, 영상이 유출된 직후 황 씨 측은 그리스에서 휴대폰을 도난당해 “수개월이 지나 해킹된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던 바 있다. 당시 그는 그리스 소속팀 올림피아코스에서 활동하던 시절 누군가 휴대폰을 훔쳐 갔고,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사생활과 관련된 사진을 유포하겠다”는 영어 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문혜준 에디터 / hyejoon.moo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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