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서현기자]김정은이 ‘힘쎈여자 강남순’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최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김정은의 JTBC ‘힘쎈여자 강남순’ 종영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힘쎈여자 강남순’은 선천적으로 어마무시한 괴력을 타고난 3대 모녀가 강남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신종마약범죄의 실체를 파헤치는 글로벌 쓰리(3) 제너레이션 프로젝트. 김정은은 강남 전당포 ‘골드블루’ 대표 황금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힘쎈여자 강남순’ 종영을 며칠 앞두고 있는 김정은은 이날 헤럴드POP에 “너무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너무 기쁘다. 저도 한 때 굉장히 바쁘게 연기를 하면서 살았던 사람이지 않나. 그땐 정말 이런걸 즐기지 못했던 것 같다. 찍자마자 바로 내보내는 게 허다했고 밤인지 낮인지 모르겠고 방송 모니터링하기가 힘들었던 나날들이 많았었는데, 요즘은 굉장히 여유롭게 당연히 모니터링도 하면서 많은 분들이 피드백을 해주시니까(좋다)”라고 말했다.
이어 “릴리즈 되기 전엔 걱정도 되는데 좋은 얘기 많이 해주셔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터뷰가)제작발표회와 다른 게 드라마를 보기 전에 첨언하는 것과 보고 나서 얘기하는건 행복지수의 차이가 엄청난 것 같다. 너무너무 행복했었는데 소통할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며 밝게 미소 지었다.
김정은은 ‘힘쎈여자 강남순’을 통해 사전제작이라는 시스템을 처음 겪어봤다. 낯설어서 적응은 어려웠지만, 진작 실행 됐어야 했다고.
“사전제작이라는 것을 진작 했어야 한다. 스태프에 대한 처우에서 당연히 그랬었어야 하는 게 있는데 제 입장엔 장단점이 있더라. 12시 되면 집에 가라 그러고, 몇 컷 안남았는데 ‘찍어요’ 했더니 ‘세상이 달라졌어요’ 하더라. 당연한거다. 스태프분들도 너무 옛날 생각을 해보면 본인이 열심히 일한 것에 대가가 부족했다는 것에 너무 동의한다. (과거엔)황금주로 살면 잠을 아예 못자는 시스템이었다. 잠을 못 자서 응급실에 가는 게 다반사였다. 스태프분들이 ‘우리 언니는 안 쓰러지나’ 바랄 정도로 힘들던 때가 있었다. 작년 9월부터 올 4월까지 9개월간 찍으면서 중간중간 텀이 생기니까 자꾸 김정은이 되더라. 그래서 유일하게 선택한 방법이 편집실에 가는거였다. 항상 빵사서 놀러가고 했다. 요즘 감독님들도 젊고 나이스하지 않으신가. 옛날엔 편집본에 대해 배우가 본다는 게 자유롭지 못한 시절도 있었다. 다행히 지난 것에 대해서 많이 생경스럽지 않았지만 여름에 릴리즈 될거였는데 가을에 방송됐기 때문에 몸에 황금주가 다 빠져나갔었다. 그러다 다시 방송을 보니까 ‘어떻게 했지’ 기분도 들고 하더라.”
코미디 성향이 강한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 김정은은 그간 서슴없이 망가지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자주 해왔다. 그 이미지가 어렸을 때는 칭찬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그게 왜 싫었는지 후회가 된다고 했다.
“이젠 현장의 소중함을 깨달았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코미디의 소중함을 깨달은 것 같다. 저도 어렸을 때는 ‘이게 너의 스페셜 티야’ 라고 말하는 것을 칭찬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 같다. 왜 저의 무기로 생각 못했는지, 젊고 어렸을 때 편협한 생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나 소중했고 나에게 엄청난 장점이었었는지, 내가 왜 싫다고 했었는지 후회가 들면서 제의가 왔을 때 코미디에다가 건강한 얘기라는 게 저는 (좋았다). 작년 9월만 해도 장르물들 너무 재밌었지만 코미디가 없었던 것 같다. ‘이거 하면 나조차도 웃고 싶으니 재밌지 않을까’ 싶더라. 과정이 녹록치는 않았다. 많이 칭찬을 해주시니까 그런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코미디는 그냥 다른 이야기보다 몇 백배 어려운 것 같다. 수위를 모르니까 (텐션을)어느 정도 끌어올리지 않으면 재밌지 않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된다 생각하는데 김정식 감독님을 붙잡고 갔다. 디렉션을 날것으로 주고받길 원했었다. 전 그게 중요하다 생각했다. 그런 면이 배우로서 너무 행복했다. 현장이 다시 한 번 소중하게 느껴졌던 것도 디렉터의 지분이 큰게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것 같다.”
황금주는 어린 딸을 잃고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또한 자존감 드높은 한강 이남 최고 현금 졸부로, 돈으로 모든 것을 하지만 정의를 중시한다. 그런 황금주의 캐릭터가 좋았다는 김정은은 “저한테도 분명히 있는 것 같다. 배우가 그 역할을 잘 해내려면 조금은 있어야 한다 생각한다. 황금주가 제겐 되게 사랑스러운 캐릭터인 것 같다. 할 때도 그래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면서 했다. 몸이 힘든거는 둘째 치고 너무 재밌더라. 황금주가 남순이(이유미 분)를 찾아서 차에서 얘기할 때 그렇게 절절할 수가 없지 않나. 5살 때 잃어버린 딸이 나타났는데 그 절절함이 오죽하겠나. 근데 그게 20초를 못가고 코미디로 바뀐다. 그런 게 배우에겐 쉽지 않다. 그게 황금주라고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백미경 작가님이 여러가지 얘기 해주셨다. 황금주 칭찬 많이 해주셨다. 사실 백작가님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백미경 작가님? 일단 달라’고 했다. 저는 백작가님의 여성서사를 너무 좋아했다. 그 안에 항상 여자들의 여러 군상이 나오는데 항상 공조하는 모습이 나온다. 백작가님의 그런 서사를 정말 좋아했다. 대본이 있는데 힘쎈 여자들이고 삼모녀 얘기고 엄마라고 하니까 무조건 하겠다고 받았다. 읽기 시작했는데 1부에서 남순이가 비행기를 세우는 것을 보고 걱정이 약간 됐는데 마음의 결정을 확실히 내린건 3부를 보고나서였다. 모녀의 심상치 않은 만남을 보면서 ‘이건 내가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들었다. 상봉신이 드라마의 아이덴티티 같은 느낌이 들더라”라며 ‘힘쎈여자 강남순’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히기도.
연기 갈증을 많이 느꼈었다는 김정은은 “‘파리의 연인’ 때만 해도 전공도 아니고 현장에서 연기를 배우는 사람이었다. 그 이후에 여러가지 갈증을 느껴서, 대학원에 가서 부딪히면서 다시 공부했다. ‘파리의 연인’ 때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여성이 혼자 해결을 못하는 부분이 갈증이 생기더라. 그 당시엔 시대적으로 그런 여성이 귀여움을 받았고 존재했었다. 거부하고 싶지 않은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문제해결에 있어 여자 캐릭터가 민폐가 되는 부분이 생기는 것이, 이런식으로 밖에 못 쓰이나 목이 말랐던건 사실인 것 같다. 모든 여성이 황금주처럼 해결한다고 최고는 아니지만,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닌 것에 굉장히 기뻤다”라고 덧붙여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엿보이게 했다.
([팝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제공=소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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