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사흘 전 불법 촬영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황의조가 그라운드에 올랐다. 그를 교체 투입한 클린스만 감독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는 만큼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클린스만 감독, 황의조. ⓒ뉴스1
클린스만 감독, 황의조. ⓒ뉴스1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중국 대표팀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2차전을 치른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대표팀은 3대 0으로 기분 좋은 완승을 가져갔지만, 경기 후반 조규성을 대신해 교체 투입된 황의조를 본 일부 관객들은 의문을 가졌다.

경기 당일 오전만 해도 황의조의 전 연인 A씨의 입장문이 발표됐던 상황. 피해자 A씨 측의 법률대리인은 “피해자가 과거 잠시 황의조와 교제한 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당시나 그 후로나 민감한 영상 촬영에 동의한 바 없고 계속해 삭제를 요청했다. 당초 황 선수가 불법촬영을 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불법촬영한 영상을 (A씨가) 유포하기 전에 삭제했다면 피해자가 불법촬영으로 상처입고 유포로 두 번, 세 번 인격을 난도질당할 일은 없었을 것”며 “고심 끝에 유포자도, 황 선수도 정식으로 고소했다”고 전했던 바 있다.

황의조. ⓒ뉴스1
황의조. ⓒ뉴스1

물론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황의조가 지금 어떤 제재도 받을 수 없는 건 사실이지만, 대한축구협회 운영 규정에 따르면 ‘대표팀원은 국가를 대표하는 신분으로서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삼가고 사회적 책임과 도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일부 축구 팬은 이 점을 지적하며 황의조의 교체 투입에 대한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입장은 확고했다. “황의조가 한국에서 논란이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정확한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진 진행 중인 사안일 뿐”이라는 것. 그는 “당장 문제가 있다거나, 죄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확실한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돕는 게 내 일”이라고 덧붙이며 “명확한 사실이 나오기 전까지는 황의조가 운동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득점을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하지만 축구 팬들의 반응은 차갑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팀은 해외 팀이 아닌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한국에서 불법촬영이 중대한 범죄로 떠오른 상황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황의조를 투입한 것은 피해자 측을 충분히 배려하지 못한 행동이라는 여론이 대다수다.

문혜준 에디터 / hyejoon.moo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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