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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31·노리치 시티FC) 선수가 불법 촬영 혐의를 부인하는 과정에서 상대 여상의 신상 일부를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황의조의 법률대리인이 여성의 신상을 일부 공개하면서 사건과 무관한 여성 방송인의 이름과 사진들이 무분멸하게 확산되고 있어 2차 가해가 우려된다.

황의조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대환은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성관계 영상을 촬영한 휴대전화는 황의조가 사용하던 것으로 상대 여성도 촬영 사실을 인지 후 관계에 응했다”라며 “해당 촬영물은 연인 사이였던 여성과 같이 봤다. 상대는 방송 활동을 하는 공인이고 결혼까지 한 신분”이라며 황의조의 영상이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법무법인 측은 “교제 중간에 합의 하에 영상을 모두 삭제했지만 이후 1년 이상 더 교제를 이어가며 추가로 촬영했다”라며 “해당 여성 측은 명시적 합의가 없어 불법이라고 주장하지만 장기 교제를 이어오며 당사자 상호 인식 하에 촬영과 삭제를 반복한 것이 소위 말하는 ‘몰카’로 볼지 의문”이라며 불법 촬영이 아님을 재차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법률대리인은 상대 여성의 신상을 공개했다. 여성이 방송 활동을 하는 공인이고 결혼까지 한 신분이라고 못 박은 것. 이들은 스스로 여성의 신분을 노출하고서도 “최대한 여성의 신원이 노출되는 것을 막으려 공식적으로 대응을 자제했고 수사기관의 엄정한 수사로 진실을 밝히려 했다”고 강조했다.

문제의 영상에는 황의조가 한 여성과 성관계를 하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은 세간에 불법 유포돼 무차별적으로 퍼졌지만, 상대 여성의 신분은 알려지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여성의 신상은 황의조 측 법무법인의 공식입장을 통해 알려지고 말았다. 피해 여성이 현재 결혼한 유부녀이며 방송인이라고 명시한 것.

더불어 황의조 측은 “(황의조가) 불법촬영을 한 것이라면 굳이 피해 여성에게 연락해 피해 사실을 알리고 고소를 종용했을지 상식적 선에서 판단해 달라”며 “악의적 의혹이 제기된 것에 대해 상대 여성과 같이 출석해 대질조사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입장문은 문제의 영상이 황의조의 독단적 불법 촬영이 아닌, 상호 합의 하에 이뤄진 촬영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의 신분을 노출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사건의 특성상 여성이 법무법인 측에 이의 제기하기도 힘든 상황. 2차 가해가 우려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해자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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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지난 6월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는 A씨가 의문의 SNS 계정을 통해 황의조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글과 성관계 현장이 담긴 영상이 불법 게재되며 시작됐다. 이후 황의조 측은 여자친구를 사칭해 협박 메시지를 보낸 A씨를 수사해달라며 성동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영상 속 여성이 아닌 황의조의 친형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황의조는 A씨가 형수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입장을 바꿨다. 황의조는 자신은 물론 영상 속 여성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힌 형수에 대한 처벌은 원치 않으다면서도 피해 여성의 신상은 노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6월 황의조는 영상 유포자를 반드시 잡겠다며 “선처는 없다”고 공언했다. 자필 편지까지 쓰며 사건에 대한 능동적 대처를 보였던 그다. 그러나 황의조는 유포자가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한 매니저이자 친형수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돌연 “처벌 의사가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 매니저이자 친형수인 B씨의 범행 행각은 과감하다. B씨는 영상이 유포되자 황의조의 공식 SNS를 통해 “(황의조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이들에겐 강력히 법적대응 하겠다”고 공언하곤, 뒤에서는 황의조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게시물을 지속적으로 올렸다.

유포자가 친형수라는 사실, 더욱이 친형수가 이번 사건에 강력한 법적대응을 예고한 매니저였다는 사실은 여러모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들에게 어떤 갈등이 있던 것인지, 내부 갈등 요인을 두고 여러 추측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집안 싸움에 대한 세간의 무분별한 추측과 편견이 두려웠던 걸까. 황의조는 입장문을 통해 영상에 등장하는 상대 여성의 신상을 마치 못 박는 것처럼 분명히 언급했다. 그것도 한 줄 한 줄, 위법하지 않은 입장문을 작성하는데 익숙한 법률대리인을 통해 말이다.

불법 촬영이 아니라는 황의조의 입장이 사실이라면 그는 피해자가 맞다. 그럼에도 여론이 쉽게 동정으로 전환되지 않는 까닭은 그가 지나치게 자신의 입장 만을 우선에 두고 있다는 것이 대중의 눈에 명백히 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입장문에는 영상물 촬영 시점과 여성의 기,미혼 여부에 대한 경계가 불분명해 괜한 오해만 부추기고 있다. 둑에서 물이 새는데 작은 구멍만 막는 느낌이다. 대중의 눈에는 독의 큰 구멍이 보이는데 작은 구멍이 문제였다고 말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황의조의 이번 입장문은 다분히 실망스럽다. ‘불법 촬영이 아니다’는 입장은 이미 수차례 밝히지 않았던 가. 연예인과 달리 사생활 스캔들로 본업에 지장이 있던 것도 아닌데 대체 무얼 말하고 싶던 것일까. 여성의 신분을 노출한 이유가 무엇인지,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다.

황의조가 형수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건, 집안 싸움으로 마무리 하고 싶다는 뜻일 게다. 문제는 집안 싸움의 불씨가 집에서 끝나지 않고, 자꾸 그 불똥이 애먼 곳으로 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의 피해는 누가 보상할 수 있을까.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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